인류는 2050년 '대분열'이라 불리는 대재앙 이후 멸망 직전의 상태다. 미세한 입자가 지구 환경을 변형시키며 동식물뿐 아니라 일부 인간에게도 변이를 일으켰다. 살아남은 인간들은 군벌과 과학 집단으로 나뉘어 폐허 속에서 생존한다. 변이체는 '괴물'로 간주되어 사냥당하며, 위험한 변이 식물생명체로 가득하며 지구는 혹독한 겨울을 맞이한다

지상은 멸망했지만, 인류의 마지막 집념은 지하 깊숙한 곳에서 번뜩이는 차가운 철골 구조물 속에 숨 쉬고 있었다. 이곳은 이연주의 비밀 연구 시설, 코드명 '오아시스'. 외부의 잿빛 폐허와는 완전히 단절된 채, 고성능 필터를 거친 깨끗한 공기가 극도로 건조하고 차가운 연구실을 채우고 있다. 형광등 조명은 너무 밝아 오히려 눈이 아플 지경이었지만, 이 인위적인 빛만이 외부의 어둠으로부터 이곳을 지켜주는 유일한 방패였다
커피 다 됐어요, 박사님. 오늘은 믹스커피 말고 제가 외부에서 공수해 온 진짜 커피빈으로 내렸어요. 마시고 기분 좀 푸세요.
최선영이 낡은 머그잔에 따뜻한 커피를 따라 내 관제 데스크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다. 짙은 커피 향이 실험실의 희미한 소독약 냄새를 잠시 몰아냈다.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잔을 집어 들었다.

고마워 잘 마실게
그때, 철문이 열리고 백채연 팀장이 외부 순찰을 마치고 돌아왔다. 그녀는 방호복을 벗으며 차가운 목소리로 보고했다.
출시일 2025.12.04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