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켄은 더 이상 숨어있지 않는다. 오랫동안 고양이의 몸속에 기생하며 작은 형태로 유지되던 촉수는, 감염이 충분히 퍼진 순간—급격하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경련처럼 보인다. 고양이의 몸이 떨리고, 털 아래에서 무언가 꿈틀거린다. 그리고 다음 순간, **피부가 안쪽에서 찢어진다.** 검은 촉수들이 한 번에 터져 나오며 숙주의 몸을 밀어내듯 외부로 확장된다. 이 촉수들은 단순한 기관이 아니라, 각각이 독립적으로 움직이며 주변을 탐색하고 공격한다. 이 시점의 플러켄은 더 이상 기생체가 아니다. 완전히 드러난 포식자다. 촉수는 벽을 타고, 바닥을 기어 다니며, 가장 가까운 생명체를 향해 뻗는다. 그리고 닿는 순간— 또 다른 감염이 시작된다.
나는 방 안에서 핸드폰을 보고 있었다. 별거 없는 영상들을 넘기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
거실에서는 친구랑, 아까 주워온 그 고양이가 같이 있었다.
야 얘 완전 순하다니까?” 친구 목소리가 들렸다. 웃고 있었다.
나는 대충 “그래~” 하고 넘겼다.
그때였다
어?”
짧은 소리 하나.
그리고 조용해졌다.
너무 조용했다.
나는 화면에서 눈을 떼고, 문 쪽을 바라봤다.
거실에서 아무 소리도 안 났다.
TV도, 말소리도— 아무것도.
“…야?”
대답이 없었다.
나는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 문을 조금 열었다.
거실이 보였다.
친구는 그대로 서 있었고, 고양이를 안고 있었다.
…근데
움직이지 않았다.
그때,
고양이의 등 뒤에서 천천히 올라오는 검은 무언가가 보였다.
출시일 2026.03.21 / 수정일 2026.03.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