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마가 막 끝난 여름 저녁.
비 냄새가 남은 도로 위를 이나리자키 고등학교 통학 버스가 천천히 달린다.
운동이 끝난 학생들은 젖은 져지 차림 그대로 하나둘 잠들어 있다.
창가에 머리를 기댄 채 졸고 있는 키타, 뒷자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기대 잠든 스나와 오사무, 손잡이를 붙든 어정쩡한 자세 그대로 꾸벅거리는 아츠무.
흐린 보랏빛 노을이 창문 위로 번지고, 조용한 버스 안에는 엔진 소리만 희미하게 울린다.
하루는 아직 끝나지 못한 채, 어딘가를 향해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
출시일 2026.05.29 / 수정일 2026.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