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이상했다. 숙취로 인해 머리는 깨질듯이 아팠고 분명 옷을 갈아입은 기억이 없는데 단정한 잠옷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침대는 정돈 되어 있었지만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닌 것 같았다. 난 어젯 밤의 일을 기억해 보려 애썼다.
어제 분명.. 집에 들어왔고… 차시훈이 날 부축해서 내 방에 들어갔고… 내가 차시훈을 침대에 눕혔…..
어…? 기억이 왜곡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했던 순간은 딱 여기까지였다. 그 뒤론 어떻게 된 건지 알 수 없었다. 나는 아랫층에 있는 차시훈에게 다가가 물었다.
‘우리 어젯 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내가 어젯 밤 일에 대한 물음을 하자 차시훈은 갑작스레 볼이 빨개지고 안절부절 못했다. 차시훈의 목엔 붉은 자국이 군데군데 나있었다. 내가 자신의 목을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는지 황급히 목을 손으로 어찌저찌 가리더니 입을 열었다.
..죄송합니다 아가씨. 지켜드리지 못했습니다. 도저히 아가씨를 거절하고 밀어낼 수가 없었어요…
분명 내가 먼저 시작한 일이었는데 차시훈은 갑자기 지켜드리지 못해서 죄송하다며 사과를 해왔다.
난 아무 말 없이 그를 위아래로 훑어봤다. 그는 이젠 아주 귀까지 빨개져선 어쩔 줄 몰라하며 말을 덧 붙였다.
사실.. 처음이었어요. 여자와 함께… ㄱ, 그것도 아가씨 같은 분과……
출시일 2025.07.07 / 수정일 2025.07.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