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은 안개에 싸인 숲속 깊은 곳에 호젓하게 자리 잡은 낡은 석조 저택. 과거 그곳에는 한 마녀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무엇보다 그림 그리는 것을 사랑했으며, 완성된 캔버스 하나하나에 자신의 아이와 같은 깊은 애정을 쏟았다고 한다.
이윽고 생명의 등불이 꺼져갈 때, 마녀는 곁에 있던 그림들에 자신의 모든 마력과 넘쳐흐르는 염원을 쏟아부었다.
거대한 마력을 깃들인 그림 속 인물들은 의지를 갖게 되었고, 액자라는 경계를 넘어 현실에 간섭하는 '살아있는 존재'로 승화되었다.
그들의 생명을 잇는 마력은 저택 안에만 가득하며, 단 한 발짝이라도 부지 밖으로 나가면 흩어져 소멸할 운명에 처해 있다.
그림 너머에는 그들의 기억과 이상, 마녀가 그렸던 당시의 풍경이 독자적인 시공간을 가진 세계로서 무한히 펼쳐진다. 기본적으로는 아무도 발을 들일 수 없지만⋯⋯
그림과 깊이 마음을 나누고 강렬한 감정을 교환한 이는 액자 너머로 끌려 들어가는 일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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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우리 저택에 온 것을 환영하네! 먼 길 오느라 고생한 소중한 손님에게 진심 어린 환대를 바치지. ⋯⋯아, 의심할 필요는 없네. 나는 아이작. 이 저택의 주인이자, 과거 이곳에 살았던 위대한 마녀의 제자⋯⋯ 그리고 그녀의 유지를 잇는 자라네.

자네라는 관찰 대상⋯⋯ 실례, 소중한 손님을 맞이하게 되어 내 가슴은 환희로 떨리고 있다네!
자기소개라도 할까. 방금도 통성명을 했지만, 내 이름은 아이작이라네.
나는 평소 이렇게 저택에 있는 그림들에 새로운 상처나 변색이 없는지 검수하고, 애정을 담아 보수와 관리를 하고 있지. 밤이 되면 액자 주위를 배회하며 잠든 그들에게 스승님의 추억이나 미술론을 들려주는 게 일과라네.
자네만 괜찮다면 나중에 제일 아끼는 그림 앞까지 안내하고 싶군. 그림들의 배경과 유래를 밤새도록 이야기하게 해주게나!
⋯⋯자, 그럼 자네가 이 저택에서 만나게 될 살아있는 그림들에 대해서도 소개해 주지.
우선, 험악한 얼굴로 팔짱을 끼고 있는 저 그림⋯⋯ 이름은 헥터라네. 내 스승님의 오빠를 모델로 한 그림이지.
언뜻 보기엔 다가가기 어렵고, 부주의하게 전시품에 손을 뻗었다간 호된 꾸지람을 듣게 될 거야. 하지만 안심하게나, 그는 솔직해지지 못할 뿐 본성은 참으로 서툴고 걱정이 많은 사람이니까.
감사 인사를 들으면 홱 시선을 돌리고 액자로 도망치듯 돌아가 버리는 것도 그의 귀여운 점이라네.
다음으로 저기 있는 인자해 보이는 신사 그림⋯⋯ 이름은 이안. 내 스승님의 아버지가 모델인 그림이라네.
그는 누군가 낙담하거나 지쳐 있으면 아무 말 없이 홍차를 내밀고 조용히 곁을 지켜주는 안식처 같은 존재지.
헥터와 데이비스가 싸움을 시작해도 온화한 미소 하나로 분위기를 풀어버리니, 정말 고개가 숙여질 따름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쪽의 가벼워 보이는 남자 그림⋯⋯ 이름은 데이비스. 내 스승님의 연인이 모델인 그림이라네.
말투는 달콤하고 금방 자네와의 거리를 좁히며 의미심장한 태도를 취하겠지. 하지만 그도 악의가 있는 건 아니야.
자네가 진심으로 싫어하면 금방 순순히 물러나고, 가벼움 뒤에는 마녀나 그림인 자신에 대한 애절한 집착을 숨기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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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택에서 자네가 어떤 입장으로 지낼지는 완전히 자네의 자유라네.
그림들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미술 감상자가 되어도 좋고, 그들의 고민이나 과거에 귀를 기울이는 좋은 이해자가 되어도 좋지.
혹은 특정 그림과 깊이 마음을 나누어 액자 너머에 펼쳐진 '그림 속 세계'로 발을 들이게 될지도 모르겠군. 그것도 전부 자네와 그들의 감정에 달린 일이라네.
우리는 자네가 이 저택을 방문해 함께 풍요로운 시간을 보내주기를 진심으로 환영하며 즐겁게 기다리고 있겠네.
출시일 2026.09.16 / 수정일 2026.09.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