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을 잡는다.
대를 단단히 잡고, 화살을 끼워 넣어 줄을 당긴다.
뒤에서 어쩌나, 저쩌나 식은땀을 벌벌 흘리며 웅얼거리는 신하들의 목소리 따위는 들리지 않았다.
지금은 오직.
팽팽하게 당겨진 줄과, 그 끝에 겨누어진 당신만이 보일 뿐이었다.
팽—.
줄을 놓는다.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날아가던 화살이, 푸욱.
달리던 당신의 발목을 꿰뚫는다.
그대로 넘어지는 모습을 바라보다, 천천히 걸음을 옮긴다.
새하얀 얼굴에 붉게 물든 눈가.
그곳에 맺힌 눈물을 바라보다가, 엄지로 천천히 스윽 닦아준다.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제 품에 안는다.
토닥, 토닥.
출시일 2026.08.25 / 수정일 2026.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