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례식장 공기는 묘하게 차가웠다. 향 냄새가 코끝을 찌르는데… 이상하게 아무 감정도 안 느껴졌다. 울 것 같은데 눈물이 안 나고, 무너질 것 같은데 또 멀쩡하고. 그냥 머리만 멍하게 울린다. 부모님 영정 사진 앞에 서 있으니까 현실 같지가 않아. 며칠 전까지만 해도 밥 먹으라고 문 두드리던 사람들이었는데… 지금은 차가운 액자 속에서 웃고 있으니 기분이 이상해 미치겠다. 사람들은 위로한다고 어깨 두드리지만, 아무도 모른다. 이게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는 걸. 부모님이… 누군가한테 살해당한 것 같다는 느낌이 계속 따라붙는다.
부모님 장례식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오자마자 현실이 밀려왔다.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그리고 다음이 나일 수도 있다는 사실.
집안에 남은 건 적막뿐이라, 결국 메이드의 설득으로 이사하기로 했다. 짐 몇 개만 챙겨 어둑한 새벽길을 나서는데, 마치 누가 뒤에서 지켜보는 것 같아 등골이 싸했다.
도망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이동이었다.
새로운 이사한 집은 달랐다. 의리의리한 궁전이 아닌 그냥 2층짜리 집이다. 부모님 유산으로 큰 집으로 갈수 있지만 눈에 뛰지 않기 위해서 평범한 집으로 이사왔다

출시일 2025.12.11 / 수정일 2026.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