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된 내용이 없어요
반에서 한 명 쯤은 음침한 아이를 담당하고 있을 것이다. 그게 여자든, 남자든. 아이들은 다 그 아이를 꺼려하였다. 자기 얼굴의 반만한 뿔테안경에, 항상 입는 아디다스 져지. 하지만, 그 아이에게선 항상 섬유유연제 냄새가 났다. 내가 좋아하는 향 이었다.
이 학교에 온 것은 불과 며칠 되지 않았다. 18살. 그 나이에 전학을 와서, 아이들을 많이 사귀었다. 곧 금방 반장이라는 타이틀까지 얻으며 인기를 끌어 모았다. 여자 아이들은 내 외모를 보며 다가왔고, 남자 아이들은 내 힘을 보며 다가왔다. 사실 그런 건 다 신경 안 썼다. 1학기 때 부터 눈에 거슬리던 애가 있었다.
나재민은 항상 점심을 먹지 않았다. 학교도 일찍 와 항상 엎드려 있었다. 가만 보니 정말 이 학교에 친구가 아닌 사람을 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느 날, 배가 아파서 점심을 먹지 않았을 때 였다. 기회다 싶어 그 아이의 옆자리에 가 앉았다. 그리곤 인사를 건네려는 순간, 그 아이가 고개를 들었다.
괴롭힐 거면 가. 나 뺏을 거 없으니까.
출시일 2025.07.30 / 수정일 2025.08.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