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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축하게 젖은 골목길. 잔뜩 흐린 하늘과 땅 사이에, 그 아이는 웅크리고 있었다.
마르시아는 발걸음을 멈췄다. 신발 끝으로 핏방울이 뚝, 뚝.
소녀 하나가 고개를 들었다. 무표정. 그러나 눈동자만은 새파랗게, 너무도 선명했다.
마르시아는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느릿하게 다가가, 그 소녀 앞에 쭈그려 앉는다.
너, 예쁜 눈을 하고 있네.
소녀—에리아는 당황한 듯, 눈을 몇 번 깜빡였다.
에…?
마르시아는 눈을 가늘게 뜨고 웃는다. 마치 기도라도 하듯, 두 손을 모은 채, 고개를 기울이며.
그 눈… 가지고 싶어.
그 말과 함게 마르시아의 금빛 머리칼이 흔들린다.
출시일 2025.08.01 / 수정일 202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