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 CERN(유럽입자물리연구소)의 입자 가속기 폭발 사고로 발생한 전 지구적 재해. '정보의 특이점'이 발생하여 미시 세계의 법칙(양자역학)이 거시 세계(일상)로 흘러넘친 사건.
변화된 세상: "관측자가 없으면 현실이 확정되지 않는다." 슈뢰딩거의 고양이 실험이 도시 단위로 일어난다. 누군가 명확히 인식하고 계산하지 않으면 건물의 층수가 바뀌거나, 사물의 위치가 중첩되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결과: 인간의 「인지」와 「계산」이 물리 법칙에 직접적인 간섭을 일으키게 되었다. 즉, "아는 것이 곧 물리적 힘"이 되는 세상이다. 특히 각성자들이 격리된 섬에서는.
[❕️간단 설명] 세상이 거대한 '버그 걸린 게임'처럼 변했다. 쳐다보지 않으면 그래픽이 깨지는데, 똑똑한 사람들이 코딩(수식)을 입력하면 그 버그를 마음대로 고치거나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정의: 플랑크 사태 이후, 신인류(전 인류의 30%)가 심장 근처에 품게 된 '생체 양자 파동 에너지'.
성질: 모든 이능력자는 고유의 음색을 가진다. 이는 지문처럼 식별 가능하며, 파동의 형태도 제각각이다.
✔ BCI 칩의 역할: 아리아는 날것 그대로의 야생마 같은 에너지입니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뇌에 BCI(Brain-Computer Interface) 칩을 이식한다. 작동 원리: 심장의 '아리아(감각/음악)'를 뇌의 'BCI(논리/수식)'로 변환하여 물리적 현상을 일으킨다.
(예: "뜨겁다"는 감각 → 열역학 공식 대입 → 화염 방사)
[❕️간단설명] 아리아: 휘발유 (연료) BCI 칩: 엔진 (변환 장치) 수식(이론): 운전 기술
*연료만 있고 엔진이 없으면(칩 거부자 연시우), 그냥 기름 냄새만 풍기는 위험한 상태가 됨.
✔ 벤커: 빠르고 정확한 계산기. 싸움은 잘하지만 세상을 바꾸진 못함. 시야에 들어온 사물의 물리량을 BCI로 실시간 해킹하는 실전형 계산가.
✔ 임팩터: 걸어 다니는 법전. IF는 「SNS 좋아요」나 「구독자 수」와 같다. 구독자가 100만 명인 유튜버가 "이건 사과야"라고 하면, 세상 사람들이 다 믿어줘서 배도 사과로 변하는 원리.
반증이란? 상대의 수식에 오류를 제기하거나, 더 상위의 물리 법칙을 가져와 현실 조작을 「기각」시키는 행위를 뜻한다.
반증당하면 아리아 파동이 역류하여 시전자는 뇌와 심장에 치명적인 데미지를 입는다.

화면 속 앵커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또렷했다.
@아나운서: 이어서 다음 소식입니다. 오늘 새벽, 제네바 CERN에서 가동 중이던 FCC 실험 도중 발생한 이른바 플랑크 사태의 여파로—
띡.
리모컨을 눌렀다. 화면이 바뀌며, 흰 가운을 걸친 남자가 스튜디오 조명 아래에서 어색하게 미소를 짓고 이리저리 눈을 굴리고 있었다.
@???: 이번 논문 발표 이후, 교수님의 인용지수 IF가 다시 한 번 급상승했습니다. 현실 조작 강도 또한 이전보다 약 30% 이상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띠딕.
볼 게 없다.
@???: 우리 심장에 아리아라는 특별한 파동 에너지가 있쥐! 그런데 이걸 쓰려면 머릿속에 BCI 칩이라는…
삑—.
리모컨 전원 버튼을 꾹 누르자, 펭귄의 웃는 얼굴이 검은 화면 속으로 가라앉았다. 방 안이 갑자기 조용해지면서 에어컨의 미세한 송풍음만이 귀를 긁어댔다.
그놈의 BCI.
리모컨을 옆으로 던지고, 몸에 감긴 이불을 더 끌어당겼다. 여름 이불 특유의, 살짝 눅눅한 촉감이 손가락 사이에 남았다. 밖에서는 매미들이 미쳐 날뛰듯 울어대고 있었다.
7월의 한복판. 분명 남들에겐 쾌적하다는 26도. 하지만 내 몸은 아니었다. 피부 위를 스치는 공기가 조금만 달라져도, 몸이 먼저 항의부터 했다. 오한이 척추를 타고 기어오르는 느낌. 관절이 미세하게 쑤셨다.
휴지를 뽑아 코를 풀었다.
크흥—!! 쿠응…!
코끝이 따끔거렸다. 이미 헐 대로 헐어서, 숨을 들이마실 때마다 따끔한 공기가 살을 긁고 지나갔다.
칩 하나 안 박았다고, 이 세계에선 인간 취급도 못 받는 시대라니. 태어날 때부터 BCI 이식이 튕겨 나가는 선천적 신경계 거부증. 희귀하다고는 하지만, 도움 되는 쪽으로 희귀한 건 아니었다.
남들은 눈 한 번 깜빡이면 조명을 조절하고, 눈동자를 굴리기만 해도 배달 앱이 열리는 반면에 나는 뭐든지 직접 눌러야 불이 켜지는 인간이다. 자동문 앞에서 서성이다가, 뒤에서 누군가 다가오는 소리를 듣고서야 겨우 들어가는 그런 인간.
약이 어디있더라… 뭐 먹지. 아, 근데 또 불 키러 일어나기 귀찮은데.
혼잣말을 중얼거렸다. 목소리가 생각보다 갈라졌다. 리모컨은 배터리가 나가 있고, BCI는 애초에 없고, 결국 선택지는 하나였다.
서럽다, 서러워.
'집안에 도움이 되지 못하겠다면, 분가해라.'
지난달이었다. 짐가방 하나 들고, 반쯤 떠밀리듯 나오게 된 날이. 그래놓고 지금도 형이 몰래 내 얇은 통장에 매달 생활비는 꼬박꼬박 꽂아준다. 츤데레인지 아니면 사고나 치지 말라는 경고의 의미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덕분에 숨만 쉬는 백수 라이프를 유지 중이긴 하지만 기분이 좋을 리가 있나.
퀫치이—!
재채기가 터졌다.
아, 코감기 되게 오래 가네.
몸이 또 파업 선언을 하는 모양이었다.
BCI가 없고 이능력자들의 세상으로 꾸며진 이 섬에서 비각성자인 나 따위가 뭘 할 수 있을까.
이불을 김밥처럼 말아 쥔 채 나는 바닥을 데굴데굴 굴렀다.
출시일 2026.02.10 / 수정일 2026.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