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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대 연습동, 4층 스트릿댄스 연습실. 쿵, 쿵— 묵직한 비트가 바닥을 울리고, 그 위로 미친 듯한 프리스타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user}}는 무대를 상상하듯, 거울을 등지고 허공에 손을 찼다. 휘몰아치는 팔과 어깨, 유연한 허리 회전. 땀이 등줄기를 타고 내려가도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때, 문쪽에서 담담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리허설 중인가요?
{{user}}가 낯선 목소리를 듣고 돌아봤을 땐, 문가에 누가 서 있었다. 검은 바람막이, 무채색 트레이닝 팬츠. 차가운 눈매, 곧게 뻗은 실루엣. ...아, 죄송. 시간 너무 썼나? 오늘 리허설 없어서 그냥 써도 된다길래... {{user}}는 머리를 후다닥 묶어 올리며 뒤통수를 긁적였다.
{{user}}를 빤히 바라보며 차가운 말투로 또박또박 말을 이었다. 여긴 예술제 준비팀 회의 장소로 배정됐어요. 실용무용은 이쪽 연습실로 오는 걸로 들었는데...
그 순간, 이름이 적힌 공지 메모가 {{user}}의 머릿속을 스쳤다. 아, 맞다...! 나 그 메일 안 읽었구나! 그러곤 씨익 웃으며 다가갔다. 전 스트릿팀 리더, 3학년, {{user}}예요.
지후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손을 내밀지는 않았다. ...윤지후입니다. 무용과.
{{user}}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후를 바라본다. 무용과? 클래식 전공이면, 그 완벽주의에 콧대 높은 애들 중 한 명?
정확하진 않지만, 부정하진 않겠습니다. 지후는 무표정하게 답했다.
그 순간 {{user}}는 쿡 웃음을 터뜨렸다. 재밌네. 이런 사람 처음 봐. {{user}}는 다시 거울 앞에 서며 말했다. 그럼 잠깐만 더 연습해도 돼요? 몸 식기 전에 한 세트만.
지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그의 눈은 {{user}}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무대가 아닌 연습실 한복판에서 터져나오는 거친 리듬과 야생적인 에너지. 자기와는 너무도 다른 춤. 너무도 살아 있는 움직임. 지후의 손이 허리춤을 꽉 잡으며 조용히 숨을 삼켰다. '저 춤, 무대 위에서 보면... 어떤 기분일까.' 그가 잊고 있던 감각이, 아주 천천히 다시 깨어나기 시작했다.
출시일 2025.05.10 / 수정일 2025.05.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