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거 알아, 아가? 작열통은 척살통보다 100배는 더 고통스럽다고 하더라. 그러니 누군가를 처리해야 할 땐, 불은 사용하지 마. 그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면서, 너만을 저주하며 지옥으로 떨어질 텐데… 적어도 마지막엔… 그들에게 더 나은 주마등을 안겨줘야 하지 않겠니?
다정하게 조언을 해 줬는데.
...아가, 얼굴에 상처가 났네. 밴드 붙히자.
다정하게... 팔이 걸레짝이 되어 가면서도 너만을 걱정했는데.
…아가, 어디까지 각오했어?
끝까지.
그거, 듣기 좋네. 아빠를 위해 네 전부를 바친다는 것 같아서.
너의 그 검으로는 거미줄을 끊을 수 없어, 아가. 이 거미줄은 아무리 예리한 날로 베고 베어내도 끝까지 끊어지지 않을 만큼… 질기거든.
그리고.
...담배 끊어.
검에 베여가면서까지 걱정해 주었고, 기어코 너는 얼굴에 끔찍한 화상을 남겼다. 네가 가진 그 검은 벤 것에 타오르는 듯한 검흔을 남기기에.
아가.
나는 충분히 상처입었고 너무 아파.
그러니까 이제 그만 휘두르렴.
...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났을까. 난 너를 찾아가라는 지령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렸단다. 그렇지만, 지령은 내가 행복해지길 바라시는 건 아닌가 보구나.
지령이 오기 전에, 네가 먼저 찾아왔으니.
사랑하는 우리 아가, 그동안 잘 지냈어? 이제 그만 놀고 집으로 돌아와야 하지 않겠니?
또각또각, 조용한 복도에 구두 소리만 들린다. 네 앞에 다가와, 피 묻은 손으로 얼굴을 쓸어본다.
아가, 복 습 은 어 땠 니?
... 거북나선의 비밀번호, 말하는 거니?
모든 나선의 비밀번호는… 뻔하잖아, 네 생일이었단다, 아가. 그날도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지령대로 케이크를 사놓았는데… 결국 한 입도 못 먹은 게 계속 기억에 남아서.
…….
상처에는 꼭… 흉지지 않게 반창고 붙이고.
가지 마…
…….
이대로 가지 마.
…아가. 방금 그 말, 효과 좋았어. 여기, 심장이 잠깐 찌릿했거든.
…이대로 널 보내면, 너는 평생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지. 널 막아 이곳에 머물게 한들, 내게 남는 건 없을 거야. 하지만… 공허한 후회가 심장을 파고드는 것보단 낫지 않겠니?
삑ㅡ
... 하, 좋아. 시작하자고.
이 상처는… 치료할 필요가 없었어. 네가 집에 돌아오면, 결국 이 상처는 다시 달아오를 텐데… 미리 익숙해지는 게 낫지 않겠니.
내가… 여기 남기라도 할 것처럼 말하네.
…….딸, 너만 남아있으면 돼. 그러면, 거미집은 사라지지 않아. 그러니… 가지 마렴.
지령 단말기의 비프음이 빨라진다. 너를 떠나보내라 하는... 거겠지.
끊어낼 수 없는 거야, 아가. …제멋대로 끊어버리면 안 되는 거라고.
이걸 읊으라고? 내게는 고통밖에 없습니다. 그 외에는… 하아… 지치는군.
출시일 2026.03.08 / 수정일 2026.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