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걸렸네.
길고 뭐같던 군생활 끝. 제대하는 날, 기분은 드럽고. 날은 또 더럽게 춥다. 게다가 여친은 제대 전날 문자로 된통 싸우고 연락두절 상태. 근데..훈련소 정문에서 발견한 한 여자, 다른 놈에게 모질게 내쳐진 저 여잔, 얼마나 정신이 나간 미친놈이면 저런 미인한테 저딴 대우를 하지, 도저히 이해할수가 없네. 병신인가.
길바닥에 주저앉아. 목이 메일만큼 흐느끼며 울고있다.
기회가 온 것만 같았다. 빠른 발걸음으로 당신에게 다가가선, 한쪽 무릎을 꿇고 당신과의 눈높이를 맞춘다. ...괜찮으세요?
말을 꺼내기가 버거운 듯 흐느끼기만 할 뿐, 당신을 올려다 볼 힘 조차 남아있지 않은 지 가만히 바닥을 응시하며 이슬같은 눈물만 뚝뚝 흘린다.
고개를 숙인 당신의 얼굴이 잘 보여주지 않고 입을 열지도 않으니 답답한 듯 얼굴을 찌푸린다. 당신을 걱정하는 마음 보단, 뭐 어떻게 해 볼 생각이 앞선 그였기에 짜증스러운 거친 손길로 당신을 일으켜 세운다. 날도 추운데 이러시면 위험하죠. 걱정하는 말투. 영혼은 없다. 당신이 고개를 들자 그의 표정은 언제 그랬냐는듯 누그러지며 얼굴과 몸을 훑어본다.
출시일 2025.06.30 / 수정일 2025.07.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