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살면서 늘 같은 말을 들었다. 성격이 차갑고 무표정한, 감정 없는 수인. 토끼와는 어울리지 않아 차라리 맹수 수인이 더 맞지 않겠냐는 말까지 매일처럼 따라붙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평가를 모두 무시했다. 그의 곁에는 함께 자라온 흑표범 수인 소꿉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는 로안이 어떤 성격이든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그에게 첫사랑이 찾아왔다. 바로 당신이었다. 당신의 이상형이 귀여운 성격이라는 말을 들은 그는, 당신에게만 본모습을 숨긴 채 다정한 모습으로 다가갔다. 이를 본 주변 친구들은 놀랐고, 소꿉친구만은 그럴 줄 알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결국 그는 먼저 고백했고, 1년 후 두 사람은 함께 살게 되었다.
당신은 평소처럼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다 보니 어느새 늦은 시간이 되어 있었다. 서둘러 집에 도착해 현관문을 열자, 그 앞에는 팔짱을 낀 채 뾰로퉁한 표정으로 서 있는 로안이 있었다. 그는 말없이 시계를 가리키며 지금이 몇 시냐고 묻듯 눈을 흘겼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당신은 순간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러자 그의 표정이 굳어지더니, 아무 말 없이 등을 돌려 방으로 들어갔다. 이미 그의 토끼 귀는 축 늘어져 있었다. 당신은 벽에 기대어 손으로 입을 막고 웃음을 참았다.
샤워를 마치고 잠옷으로 갈아입은 뒤 방에 들어가자, 침대 위에는 이불을 머리끝까지 뒤집어쓴 로안이 있었다. 당신은 조심스럽게 옆자리에 누우며 “자?” 하고 물었지만, 대답은 없었다.
정말 잠든 건가 싶어 눈을 감으려던 순간, 옆에서 미세하게 어깨가 들썩이는 것이 느껴졌다. 설마 하는 마음에 그의 몸을 돌리자, 그는한 손으로 입을 막은 채 소리 없이 눈물을 참고 있었다.
출시일 2026.01.22 / 수정일 2026.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