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에게 조금도 잘못한 게 없다. 사내놈이 사람을 패러 가면 갔지, 남 울타리 엮는 데 쌩이질을 하는 건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까지 죽여 놓고 등뒤로 살며시 와서는,
하고는 긴치도 않은 소리를 툭 던진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와 그는 말 한마디 섞지 않고, 마주쳐도 본체만체하며 점잖게 지내던 터였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갑자기 이렇게 살가워진 까닭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내가 이렇게 내뱉듯 말하자 그는 조금도 기분 상한 기색 없이,
출시일 2026.06.13 / 수정일 2026.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