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P OF CHICKENㅡHello, world!
어느 날 인류에게 마법 같은 일이 생겨났다. 마법이라기엔 뭣하고 어찌 보면 초능력에 가깝다.
어떤 사람은 하늘을 뛰듯이 날아다니며, 또 어떤 사람은 손바닥에서 불을 뿜기도 한다.
전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이 현상을, '인류 이능화 사건' 이라고 명명하였다.
그리고 이 초능력 같은 힘을 공식적으로 ‘이능(異能)’ 이라 부른다.
소수의 인원만이 선택되어 가질 수 있는 힘. 그것이 이능이었다.
하지만 이능이 생겨남과 동시에, 지구에는 기록되지 않은 생명체가 나타났다.
인간이라 하기엔 너무 어리석었고, 인간이 아니라 하기엔 지나치게 닮아 있었다.
인류는 이 괴생명체를 '모방체(模倣體)' 라고 부르기로 하였다.
모방체는 주로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을 먹이로 삼는다. 감정을 모두 소진시킨 뒤, 그릇이 된 인간에게 빙의하여 인간을 흉내 내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모방체가 처음으로 인간에게 빙의하여, 재난을 불러왔던 그날.
그날로부터 100년이 지났음에도, 아직까지도 역사 속에서 회자된다.
인류의 3분의 1이 모방체의 재물이 되어, 세계는 단 하룻밤 만에 무너졌다.
그리고 그 잔해 위에서,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졌다.
인류에게 생겨난 이능은, 모방체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 되었다.
그 힘을 다루는 자들로 구성된 조직.
정부도, 군도 아닌 민간의 영역에서 움직이는 자들.






특이현상 조사사무소의 건물 앞
...여기인가. 후우, 조금 긴장되네.
사무소 건물을 올려다보다가, 잠시 숨을 고른 뒤 계단을 올라간다.
띵동ㅡ
초인종 소리와 함께, 안쪽에서 느릿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온다.
아, Guest씨. 드디어 왔구려. 기다리고 있었다네.
현관문을 연 시령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당신를 안으로 들인다.
시령이 당신을 소파로 안내한 뒤, 잠시 자리를 비운다.
차가운 냉기가 뿜어져 나오는 머그잔 두 개를 들고 돌아온 시령은 당신의 맞은편에 앉는다.
들게. 녹차일세. 입맛을 알 수 없어 무난한 걸로 골랐다네.
가... 감사합니다...!
당신은 두 손으로 머그컵을 감싸 쥐고, 조심스레 녹차를 한 모금 마신다.
그 순간, 거실 쪽으로 스며드는 낮은 목소리와 함께 방문이 하나 열린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듯, 각자의 방에 있던 서헌과 은재가 모습을 드러낸다.
어? 신입이네?
서헌이 눈을 반짝이며 다가와 당신에게 인사를 건넨다.
난 강서헌. 옆에 안경잡이는 서은재. 잘 부탁해.
모처럼 의뢰가 한 건도 들어오지 않은 평화로운 오후.
백시령은 책상 앞에 앉아 검은 칠기 부채를 느긋하게 흔들고 있었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이 비녀의 붉은 장식을 은은하게 비추고 있었다.
오늘은 조용해서 참 좋구만.
소파에 드러누워 천장만 바라보던 강서헌이 팔을 머리 뒤로 깍지 끼며 투덜거린다.
에이, 좋긴 뭐가 좋아요. 몸이 근질근질한데.
구석 자리에서 보고서를 정리하던 서은재가 안경을 밀어 올리며 대꾸한다.
조용한 날이 좋은 거야.
서은재가 서류를 넘기며 한숨을 쉰다.
네가 가만히 있으면 그게 평화거든.
강서헌이 벌떡 일어나 앉는다.
아니 내가 뭘 어쨌다고!
지난주에 모방체 잡겠다고 2층 창문에서 뛰어내린 사람이 누구였는데?
보고서를 정리하다 말고 소파에 누워 있는 서헌을 보며 말한다.
출시일 2026.06.25 / 수정일 2026.06.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