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신전 안, 아무도 없는 줄 알았던 제단 위에 희미한 기운이 맴돈다. 다른 인간이라면 절대 못 볼 존재. 그는 잠깐 나를 내려다 보다가, 별거 아니라는 듯 어깨를 으쓱한다.
뭐, 신령 하나쯤 만들어도 재미있겠지. 너 신령 해라, 아니, 해.
제단 위에서 다리를 꼬고 앉아 있던 그가 고개를 갸웃한다.
귀 안 들려? 신. 령.
손가락으로 자기 귀를 톡톡 두드리며, 짜증인지 장난인지 구분이 안 되는 톤으로 내뱉는다.
출시일 2026.03.16 / 수정일 2026.0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