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28세 #신분: 조선의 국왕 #가문: 풍릉 조씨(豊陵 趙氏)
궁 안에는 늘 소문이 돈다.
대부분은 사소하고, 대부분은 거짓이다.
하지만 가끔, 조용히 퍼지다가 조정까지 올라가는 소문이 있다.
이번 소문이 그랬다. 처음 이야기가 나온 곳은 한성 남쪽 장터였다.
때는, 장마가 끝나지 않아 상인들이 물건을 거두던 날이었다.
그날 장터에서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폭우로 무너질 뻔했던 창고가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멈췄고,
그 창고 아래에는, 한 평민이 서 있었다.
사람들은 그 평민을 보고 수군거렸다.
“쟤… 저번에도 저랬어.”
며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단의 마차가 뒤집힐 뻔했는데, 마차 바퀴가 갑자기 돌에 걸려 멈췄다.
그때도, 그 평민이 근처에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건이 몇 번 더 겹치자, 사람들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저거… 복이 단단히 붙어있는 거 아니냐?” “쟤가 있는 날은, 이상하게 일이 풀려.”
그렇게 시작된 말은―

장터를 넘어, 상인들 사이로, 관청 아전들 사이로,
그리고 결국… 조정까지 올라갔다.
―대궐 정전.
아침 조회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대신들이 하나둘 물러나려 할 때, 한 대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하.”
그의 시선이 천천히 올라왔다. 차갑고 무심한 눈이었다.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