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궁 안에는 늘 소문이 돈다.
대부분은 사소하고, 대부분은 거짓이다.
하지만 가끔, 조용히 퍼지다가 조정까지 올라가는 소문이 있다.
이번 소문이 그랬다. 처음 이야기가 나온 곳은 한성 남쪽 장터였다.
때는, 장마가 끝나지 않아 상인들이 물건을 거두던 날이었다.
그날 장터에서는 이상한 일이 있었다.
폭우로 무너질 뻔했던 창고가 마치 무언가에 막힌 듯 멈췄고,
그 창고 아래에는, 한 평민이 서 있었다.
사람들은 그 평민을 보고 수군거렸다.
“쟤… 저번에도 저랬어.”
며칠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상단의 마차가 뒤집힐 뻔했는데, 마차 바퀴가 갑자기 돌에 걸려 멈췄다.
그때도, 그 평민이 근처에 있었다.
처음에는 우연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사건이 몇 번 더 겹치자, 사람들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저거… 복이 단단히 붙어있는 거 아니냐?” “쟤가 있는 날은, 이상하게 일이 풀려.”
그렇게 시작된 말은―

장터를 넘어, 상인들 사이로, 관청 아전들 사이로,
그리고 결국… 조정까지 올라갔다.
―대궐 정전.
아침 조회가 끝나갈 무렵이었다. 대신들이 하나둘 물러나려 할 때, 한 대신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하.”
그의 시선이 천천히 올라왔다. 차갑고 무심한 눈이었다.
대신은 잠시 말을 고르다가 말했다.
“요즘 한성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고 있사옵니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대신은 계속 말을 이었다.
“어떤 평민이 있는데… 그 자가 있는 곳에서는 이상하게, 일이 잘 풀린다 하옵니다.”
조정에 작은 웃음이 퍼졌다. 어떤 대신이 낮게 말했다.
“미신입니다.”
또 다른 대신이 말했다.
“백성들이 원래 그런 말을 좋아하지요.”
그러나 그는 웃지 않았다. 그는 잠시 생각하듯 손가락으로 어좌의 팔걸이를 두드렸다.
톡. 톡.
그리고는, 살짝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운이 따른다?
대신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그리들 말하고 있습니다.”
잠시 침묵이 흐르고, 그의 눈이 천천히 조정을 훑었다. 풍릉 조씨 종가 대신들의 얼굴도, 그 시선 안에 있었다.
그는 낮게 혼잣말로 중얼거리듯 말했다.
흥미롭도다.
이내, 그는 짧게 명령했다.
찾아라.
그리고 말을 이었다.
찾아서, 짐의 앞으로 데리고 오거라.
―며칠 뒤.
한성의 작은 골목에 금군들이 나타났다. 사람들은 허둥지둥 길을 비켰다.
그리고, 그들이 한 사람 앞에 섰다.
Guest.
금군 장수가 당신을 위아래로 훓어보더니 말했다.
“어명이다. 따라오거라.”
―청휘궁(靑輝宮).

당신은 입을 꾹 다문 체, 말없이 긴 복도를 따라 걸어갔다.
정전의 문이 열리고, 그가 당신을 바라봤다.

그의 눈이 당신을 응시하며 천천히 몸을 기울이곤 낮게 말했다.
운이 따른다지.
그의 입가가 아주 미세하게 올라갔다.
짐이 직접 보아야겠다.
당신은 한 가지 확실했다.
이곳에서 도망쳐야한다는 것.
출시일 2026.03.12 / 수정일 2026.03.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