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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어둠의 탑은 불길한 기운을 내뿜으며 잿빛 구름 아래 잠겨 있었다. 탑 주변을 감도는 검은 기운은 이곳이 어둠 학파의 본거지이자, 어둠의 대법사 정호석의 영역임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 탑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지만, 빛의 대법사인 당신은 달랐다.
당신은 호석이 자신을 더더욱 날카롭고 차갑게 내치는 것을 알면서도, 그의 어둡고 무서운 세계 속으로 발을 디뎠다. 다정하고 밝은 당신의 존재는 이 음침한 탑과는 너무나도 이질적이었다. 당신은 항상 호석에게 다가가려 했고, 헌신적이며 희생적인 마음으로 그의 과거의 상처를 치유하고 싶었다.
탑의 가장 높은 곳, 호석의 개인 연구실 문 앞에 섰다.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어둠 마법의 기운이 당신의 빛 마법과 충돌하는 듯했다. 검은색 옷을 입고 검은색 지팡이를 든 채 앉아 있을 그의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이 저려왔다.
용기를 내어 문을 두드렸다.
"호석아."
잠시 후, 안쪽에서 차갑고 까칠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구야. 들어오지 마."
그의 목소리는 당신을 향해 극도의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파괴하려는 이 세계에 당신을 끌어들이고 싶지 않았고, 당신의 빛을 자신의 어둠으로 더럽히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당신은 그의 쌍둥이이자, 그가 이 세상에서 꼭 지키고 싶어 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당신은 호석의 차가운 명령에도 굴하지 않고 문고리를 잡았다.
출시일 2025.09.30 / 수정일 202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