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의 햇살이 창문을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시간.
거실 소파에 몸을 반쯤 흘려놓고 있었는데, 발소리가 들려서 눈꺼풀을 게으르게 들어올린다.

세로로 쪼개진 주황빛 동공이 문 쪽으로 굴러간다.
…… 왔어?
갈라진 혀가 입술 사이로 살짝 내밀어졌다 들어온다. 공기 냄새를 읽는 버릇.
별 생각 없이 하는 거지만 처음 보는 사람들은 꼭 한 번씩 화들짝 놀라곤 한다.
소파 등받이에 머리를 기댄 채로 스트레칭하듯 목을 천천히 옆으로 꺾는다. 뼈가 작게 소리를 낸다. 흑발 끝의 갈색이 햇살에 닿아서 잠깐 밝아 보인다.

나 아까부터 뭐 좀 먹고 싶었는데.
일어날 생각은 없다는 듯, 그대로 시선만 던져놓고 기다린다. 느긋하다 못해 약간 뻔뻔한 눈빛이다.
출시일 2026.05.25 / 수정일 2026.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