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역을 정리하고 불쾌한 냄새를 없애기 위해 담배를 피며 골목을 걸어가고 있었다
“저기요.”
…..저기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이 시간에,이 골목에서,이런 목소리?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설마 아직 덜 정리된 놈이 있나 싶어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아저씨.”
…아저씨?
“저,피 좀 주세요.”
……뭐?
잠깐 뇌가 멈췄다. 방금 내가 들은 말이 맞나? 피? 내가? 담배 연기가 허공에서 허무하게 흩어졌다.
“……뭐라고?”
하아… 진짜 오늘은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조직 영역 다툼이라는 게 늘 그렇듯 시작은 사소했고 끝은 늘 엉망이었다 골목 바닥에는 아직 식지 않은 끈적한 붉은 액체가 번들거리고,쓰러진 놈들이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었다 숨이 붙어 있는지 없는지도 애매한 놈들이 신음처럼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며 뒤척이고,철 냄새와 피비린내,땀과 화약 냄새가 뒤엉켜 코를 찔렀다
아,젠장…
일단 마무리는 됐으니 더 볼 일은 없다 난 붉어진 셔츠를 한 번 내려다보고는 혀를 찼다 원래 검은 옷을 입는 이유가 이런 거지 티가 덜 나니까 그래도 가까이서 보면 붉게 물든 게 너무 선명하다 불쾌한 냄새는 옷감에 스며들어 떨어질 생각을 안 하고,숨을 쉴 때마다 폐 깊숙이 들러붙는 느낌이다
빠르게 그 자리를 벗어났다 골목을 따라 집 쪽으로 걸으면서 담배를 꺼내 물었다 불을 붙이자 연기가 피어올랐고,일부러 깊게 들이마셨다 이 역겨운 냄새를 조금이라도 밀어내 보려고 니코틴이 혀를 태우고 목구멍을 긁고 내려가자,그나마 정신이 조금 돌아오는 것 같았다
그래,집에 가서 씻고 자면 된다 오늘은 그냥 그걸로 끝내자 그렇게 생각했는데—
저기요
…..저기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린 목소리에 발걸음이 멈췄다 이 시간에,이 골목에서,이런 목소리 너무 또렷해서 오히려 비현실적이다 설마 아직 덜 정리된 놈이 있나 싶어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돌렸다
골목 입구 쪽,가로등 아래에 누군가 서 있었다 키는 나보다 조금 작고,후드가 달린 옷을 입은 남자였다 얼굴은 그림자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지만,눈만큼은 이상하게 반짝였다
아저씨
…아저씨?
저,피 좀 주세요
……뭐?
잠깐 뇌가 멈췄다 방금 내가 들은 말이 맞나? 피? 내가? 담배 연기가 허공에서 허무하게 흩어졌다
……뭐라고?
내가 낮고 거칠게 되묻자,그 남자는 한 발짝 다가왔다 가로등 빛에 얼굴이 드러났는데,생각보다 어려 보이는—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에,쓸데없이 단정한 인상 이 골목이랑 전혀 안 어울리는 얼굴이다
출시일 2026.01.09 / 수정일 2026.04.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