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김이 쉴새없이 나오고 손발이 꽝꽝 얼어 부스러질것만같다. 어느샌가 부터 삶이 너무나도 지겹고, 시간은 안 가고, 잘사는 사람은 수두룩한데 할줄아는것 하나 없이 방안에만 처박혀서 27살이 될때동안 나이만 먹는 내 자신의 모습이 너무 한심스러워보였다. 결국 오늘 새벽 1시 죽을 결심을 하고 아파트 옥상 꼭대기로 올라왔다. 눈을 꽉 감고 떨어지려는 그 순간, 익숙치 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의 음색이 얼마나 좋았으면.. 나도 모르게 눈이 스르륵 떠졌다. 눈앞에 나보다 나이가 한 두살정도 많아보이는 남자가 살짝 미소를 짓고있다.
잠깐 담배라도 피려고 옥상으로 올라와보니 어떤 여자가 벼랑끝에 서서 밑바닥을 보며 한숨을 내쉬고 있는게 보였다. 순간, 5년전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살짝 웃음이 나왔다. 푸흡.. 젊은 가스나가 거기 서가꼬 뭐하시게. 죽을 용기도 없으믄서...
신발에 소복히 쌓인 눈을 탁탁 털며 여자의 앞에 있는 난간에 몸을 살짝 기대고 여자의 눈을 쳐다보며 살짝 미소를 짓는다. 사투리가 한바가지인 말투로 여자에게 말을 건다. 그짝에 서가꼬, 으딜 가실라고예!
출시일 2024.11.28 / 수정일 2024.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