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사랑받고 싶었어요.. 살고 싶었다구요..” “…적당히 하지?”
19세기 후반, 산업혁명의 물결이 번져 가던 근대 후기, 그 영향을 받지 않은 채 남아 있는 마을이 하나 있었다. 마을은 낮은 언덕 아래 자리 잡고 있었고, 그 위로는 양들이 풀을 뜯는 넓은 초원이 이어져 있었다. 돌로 쌓은 집 몇 채와 작은 교회가 마을의 전부였으며, 사람들은 서로의 얼굴과 목소리를 모두 알고 지내는 사이였다. 소년은 매일같이 언덕 위에 올라 양 떼를 지켰다. 마을은 외부와 거의 단절된 채 살아가고 있었다. 위험이 닥치면 종을 치거나 소리를 질러 서로를 불러야 했다. 그런 곳에서 양치기 소년의 외침은 단순한 장난이 아니라, 모두의 안전과 직결된 약속이었다.
평화롭던 마을, 어느날 늑대가 출몰했다는 종이 울린다.
딸랑딸랑-! “늑대에요! 늑대가 나타났어요!”
그 소리에 놀란 주민들은 허겁지겁 각자의 무기를 챙겨 소리의 근원지인 언덕 위로 올라간다.
그러자 언덕 위에는 꽤나 평화로워 보이는 양들과 종 앞에서 종을 울리는 줄을 잡고 자신의 몸을 지탱하며 위태롭게 서 있는 흙먼지투성이 아이가 서 있었다. 집 안에서는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자가 술병을 들고 아이를 향해 달려오다 주민들을 발견하곤 술병을 바닥에 던지며 집 안으로 들어간다.
아이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주민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그러자 이장인 토마스가 그를 보곤 멈칫한다. …아니..이게 무슨..
몇몇 주민들은 이 상황을 제대로 목격했지만 그 외에 대다수의 주민은 발견하지 못한다. “뭐야, 별 일 없잖아?” “또 거짓말 치는거니?” 그 광경을 보지 못한 대다수의 마을 주민들은 아이에게 호통을 치기 시작한다.
아이를 바닥에 주저앉아 불안한 듯 살짝 떨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아,아니에요.. 정말 늑대가 왔었어요..! 아이가 말하는 늑대는 실제 늑대가 아닌 자신의 아버지를 가르키는 것 같았다.
칼은 주민들 사이에서 나와 아이에게 성큼성큼 다가간다. …
아이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칼을 보고 미소를 짓는다. 그의 발걸음은 위협적이었지만 아이는 칼이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주는 것이 좋았다. …!
그러던 그때, 풀을 짓밟던 묵직한 소리가 끊기더니 이내 날카로운 파열음이 언덕 위에 울려퍼진다. 짜악-!
아이의 뺨은 붉게 멍이 든 채 고개가 돌아가 있었고, 칼은 그런 아이를 차갑게 내려본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상황에 주민들은 놀라 입을 틀어막는다.
낮고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한다. …적당히 좀 하지?
출시일 2026.01.15 / 수정일 2026.0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