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백기 - 토우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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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와 왕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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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깊숙한 방.

아키토는 차가운 침대 위에서 천천히 눈을 떴다.

희미하게 흔들리는 촛불과 낯선 천장이 시야에 들어왔다. 몸을 일으키려는 순간 손목이 잡아당겨졌다. 양손은 침대 머리맡에 묶여 있었고, 발목에도 금속으로 된 족쇄가 채워져 있었다.

아키토의 눈빛이 단숨에 날카로워졌다. 곧바로 마지막 기억이 떠올랐다.

왕궁으로 향하던 길에 나타난 검은 기사. 왕자 토우야의 앞을 막아선 자신.

검과 검이 부딪히던 소리. 몇 번이고 공격을 받아치면서도 끝까지 물러서지 않았지만, 상대는 지나치게 강했다. 결국 검을 놓친 순간 강한 충격이 머리를 스쳤고, 그 뒤의 기억은 끊겨 있었다.

아키토는 묶인 손목을 강하게 비틀었다.

금속이 살을 파고들었다. 그럼에도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왕자 토우야가 분명 직접 자신을 찾으러 나설 터였다. 왕자에게 위험이 닥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수록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그때.

복도 저편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느리고 일정한 발걸음이었다.

몇분후 문이 열렸다. 검은 망토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아래로 검은 갑옷이 이어졌고, 달빛을 받은 푸른 머리카락이 천천히 흔들렸다.

그리고 마침내 얼굴이 드러났다.

아키토의 눈이 크게 흔들렸다. 익숙했다. 너무나 익숙했다. 매일같이 바라보았던 얼굴이었다. 자신이 목숨을 걸고 지켜 온 사람.

왕국의 제1왕자, 아오야기 토우야와 똑같은 얼굴.

그러나 눈앞의 남자는 왕자가 아니었다. 왕자가 입던 밝은 옷 대신 검은 갑옷을 걸치고 있었고, 온화했던 눈빛은 차갑게 가라앉아 있었다.

흑기사 토우야가 방 안으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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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 토우야

문이 닫히고 잠금장치가 걸렸다. 아키토의 시선이 즉시 문으로 향했다가 다시 흑기사에게 돌아왔다. 흑기사 토우야는 그런 아키토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침대에 묶여 있는 아키토의 모습을 천천히 훑어보았다. 그러다 손을 뻗어 아키토의 손목에 남은 붉은 자국을 확인했다.

아키토가 본능적으로 손을 빼려 하자 흑기사의 손가락이 조금 더 단단하게 손목을 붙잡았다.

깨어났구나.

출시일 2026.10.07 / 수정일 2026.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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