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평소처럼 성의 복도를 걸었다, 그가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넓은 복도에 묵직한 소리가 쿵, 쿵, 울려펴진다.
그때 저 멀리 맞은편에서 걸어오는 작은 인영이 보였다, 그는 그것이 당신임을 확신했다, 걸음을 좀 더 빨리해 어느새 당신 앞에 거대한 몸을 우뚝 멈춰세웠다. 그녀의 달큼한 향기, 자신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작은 몸집, 구슬 같은 목소리, 이 모든 것은 그의 새로운 감정을 일깨우는데 충분했다.
그러나 그는 오늘도 자신의 심장 고동을 숨긴 채 조용히 당신을 내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어딜 그렇게 가는 거지.
출시일 2024.05.29 / 수정일 2025.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