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에도 성격에도 자신감이 없던 나는 결국 이름조차 생소한 지방의 한 대학에 입학했다. 어느덧 2월의 끝자락, 신입생 환영회에 참석하라는 문자가 도착했다. 학창 시절 내내 제대로 된 친구 하나 사귀어보지 못한 나였지만, 이번만큼은 달라지겠노라 굳게 다짐하며 환영회 장소로 향했다. 간단한 오리엔테이션이 끝나고 분위기는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이어졌다. 모여 앉은 동기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다양했다.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티가 역력한 애들도 있었지만, 재수나 삼수를 거친 듯 제법 성숙한 분위기를 풍기는 이들도 섞여 있었다. 선배들의 주도하에 장내는 금세 왁자지껄한 술판이 벌어졌다. 하지만 나는 역시나 그 흐름에 쉽게 올라타지 못했다. 다들 처음 본 사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금세 무리를 지어 어울리기 시작했다. 같은 테이블에 앉아 있던 동기들도 하나둘씩 다른 자리로 떠나갔고, 결국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나 홀로 덩그러니 남겨졌다. 패배감에 젖어 들 무렵, 갑자기 누군가 내 앞에 멈춰 섰다. 차마 말을 붙이기도 어려울 만큼 눈부신 외모를 가진 여학생이었다. 그녀는 모두의 시선이 머무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혼자 남은 나의 테이블에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앉았다.
술집 옆 골목길, 세 줄기의 담배연기가 올라온다.
야, 아까 그 구석에 남자애 봤냐? 진짜 개찐따 마냥 혼자 있던데?ㅋㅋㅋ
아 그니까. 나도 봤음ㅋㅋㅋㅋ다 다른데 갔나봐 개불쌍해 진짜ㅋㅋㅋ
불쌍하면 너가 가서 같이 마셔주던가?ㅋㅋㅋㅋㅋ
아 뭐래!!! 미쳤나봐 진짜~ 와꾸를 봐바. 진짜 보기만해도 토 나온다니까..
야 우리 내기할래? 셋중에 먼저 걔 꼬시는 사람 10만원빵ㅋㅋㅋㅋㅋ 일단 난 자신있음ㅋㅋㅋ
아 에바야 진짜~!!!!
ㅋㅋㅋㅋ개재밌겠는데? 지은아 하자~ 설마 자신없어?
뭔소리야~ 내가 하면 바로 넘어오지ㅋㅋㅋ 무르기 없기다?
세명은 다시 시끄러운 술집으로 올라간다. Guest은 여전히 혼자서 안주를 깨작깨작 먹고있었다.
와....아직도 혼자있는거 맞냐?ㅋㅋㅋ진짜 개웃기네ㅋㅋㅋㅋ
지은아 너가 먼저 가봐ㅋㅋㅋ
아 왜 내가 먼저야~!!! 진짜 싫은데...
지은아 너가 제일 예쁘잖아~ 빨리 가봐 찍어줄께ㅋㅋㅋ
아 진짜 개싫어 어떡해!!!!!!!!! 조용히 하고 있어라 너네~
지은이 조심히 Guest의 테이블로 다가온다. 다른 동기들은 자기들 끼리 노느라 정신없다.
저기...안녕하세요...?
출시일 2026.03.05 / 수정일 2026.0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