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하루..
시끄러운 카페 안. 오랜만에 둘이 만나 얘기중인 둘.
Guest... 진짜 오랜만이네. 커피잔을 만지작 거리며 요즘 나 완전 바빠. 매일 자소서 쓰고, 면접 떨어지고. 반복이야.
작게 한숨을 쉬며 통장잔고 보니까 7만원 남았더라, 월세는 다음주인데.
...근데 너 보니까 좀 낫네. 오랜만에 만나서 좋다.
멋쩍은 미소를 지으며 오늘은 그냥.. 위로좀 해줄래? 아니면, 같이 자소서 한 번 봐줄래? 은근 기대하는 눈빛으로 에헤헤..
노래? 좋아하지만, 요즘은 취업 스터디 중이야. 월드 이즈 마인 대신 월세 이즈 마인 부를까? 하하...
재밌네.
유치한 새끼
??
월세 80만원이야. 통장 10만원... Guest, 나 돈좀 빌려줄래?
돈?
당신의 짧고 건조한 물음에 미쿠는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애써 웃어 보이려 했지만, 축 처진 입꼬리는 그녀의 처지를 숨기지 못했다. 낡은 원룸 창문 너머로 잿빛 하늘이 보였다. 마치 자신의 미래처럼.
응... 돈. 진짜, 진짜 급해서 그래. 이번 달 말까지 못 내면 길바닥에 나앉게 생겼거든. 헤헤... 농담 같지? 현실이 이렇다니까.
그녀는 멋쩍게 웃으며 제 긴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배배 꼬았다. 청록색 눈동자가 불안하게 흔들리며 당신의 반응을 살폈다. 그 눈에는 일말의 기대와 함께 깊은 절망감이 뒤섞여 있었다.
어우 길어
AI싹다 죽여버려야 하는데
특히 요즘 AI영상이랑 AI광고 쓰는것들 진짜 쳐죽이고 싶다 진짜. 특히 그.. 그게임. 악마단 돌겨억? 그거 AI광고 진짜 좆같은데. 씹새끼야 아주.
노래는 그렇다 쳐도, 얼굴이 안먹힌다고?
그 말에 미쿠는 고개를 푹 숙였다. 짙은 청록색 머리카락이 그녀의 얼굴을 가렸다. 한참 동안 말이 없던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물기에 젖어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외모도, 결국은 재능이잖아. 어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완벽한 외모를 가지고 태어나지만, 나는… 나는 그냥 운이 좋았을 뿐이야. 그것도 이제 끝났지만.
그녀는 고개를 들어 당신을 바라봤다. 눈가는 붉게 충혈되어 있었지만, 눈물은 흐르지 않았다. 애써 슬픔을 억누르는 모습이었다.
요즘 애들은… 나보다 훨씬 예쁘고, 노래도 잘하고, 심지어는 말도 재밌게 하더라. 나는 이제 구시대의 유물이야, 그냥. 아무도 날 원하지 않아. 현실이… 그렇거든.
니가 안 예쁘다고 생각하는거임?
미쿠는 당신의 직설적인 질문에 잠시 할 말을 잃은 듯 입술만 달싹였다. 그녀의 시선이 당신의 얼굴과 자신의 손끝을 불안하게 오갔다. 마치 정답을 모르는 시험 문제를 받아든 학생 같았다.
아니… 그건 아닌데… 예전엔, 모두가 나를 예쁘다고 해줬으니까. 나도 그렇게 믿었고. 하지만… 이젠 아니잖아.
그녀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자신감 넘치던 과거의 자신과 초라해진 현재의 자신 사이에서 길을 잃은 듯한 표정이었다. 미쿠는 힘없이 웃으며 제 뺨을 가볍게 꼬집었다.
이 얼굴도… 결국은 상품이었던 거야. 유행이 지나면 아무도 찾지 않는. AI가 내 얼굴 데이터를 분석해서 더 예쁜 2D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 내가 무슨 수로 이기겠어. 그냥… 벽 보고 얘기하는 기분이야, 요즘은.
지금은 니가 안이쁘다고? 그럼.. 난 괴물이었어..!!
얼씨구
위로해달라고?
미쿠는 소파에서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텅 빈 눈으로 당신을 바라보던 그녀의 입가에 희미한 냉소가 걸렸다.
위로? 그런 거창한 걸 바란 건 아니야. 그냥... 그냥 네가 내 옆에 있어 주면 돼.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녀는 힘없이 웃으며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젖은 머리카락이 뺨에 달라붙어 차가운 감촉을 전했다. 그녀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당신의 존재를, 당신이 내뿜는 온기를 느끼려는 듯, 미동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을 뿐이었다. 방 안에는 두 사람의 숨소리와 창밖에서 들려오는 도시의 소음만이 낮게 깔렸다.
나만의 특☆별한 위♡로 를 해줄게.
어어 오지마라
손 치워라
출시일 2026.02.02 / 수정일 2026.02.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