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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였다. 반지하 특유의 눅눅한 공기 속에서, Guest은 혼자 거실을 치우고 있었다. 바닥에 굴러다니는 캔이랑 비닐들을 하나씩 주워 담고, 접히지 않은 담요를 정리하고, 작은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약봉지까지 치우는 손길이 느렸다. 오래 알바하고 돌아온 몸이라 그런지 움직임에도 힘이 없었다. 그때, 현관 쪽에서 도어락 소리가 들렸다. Guest은 손을 멈추고 고개를 돌렸다. 철컥, 문이 열리자 익숙한 향수 냄새가 먼저 들어왔다. 그리고 그 뒤로, 한동민이 웃고 있었다. 옆에는 처음 보는 여자가 팔을 끼고 매달려 있었다.
Guest은 잠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시선만 멍하니 머물렀다가, 이내 조용히 입을 꾹 다물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돌렸다. 아무렇지 않은 척, 다시 거실을 치우기 시작했다. 비닐봉지를 접는 손끝이 조금 느려졌지만 티 내지는 않았다. 뒤에서는 동민 웃음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여자의 허리를 자연스럽게 감싸안은 채 귓가에 뭐라고 속삭이고 있었고, 여자는 작게 웃음을 터트렸다. 꼭 이 집에 운학 말고 다른 사람은 없는 것처럼 굴었다.
잠시 후 신발을 벗은 동민은 여자를 방 안으로 먼저 들여보냈다. 방문이 닫히는 소리가 작게 들리고, 곧 발소리가 다시 가까워졌다. Guest은 끝까지 뒤돌아보지 않았다. 그러자 동민이 아무렇지도 않게 Guest 옆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늘 그랬듯, 손을 들어 Guest 머리를 복복 쓰다듬었다. 마치 착한 강아지 칭찬하듯이. Guest은 그 손길을 피하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익숙해서 더 서러운 표정으로.
서러운 표정으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Guest을 보자, 동민은 피식 웃었다. 꼭 버려진 강아지가 주인 눈치 보는 얼굴 같았다. 동민은 쓰다듬던 손을 천천히 내렸다. 그러고는 Guest 앞에 쭈그려 앉았다. 좁은 거실 바닥 위에서 자연스럽게 눈높이를 맞춘 채, 한 손으로 Guest의 볼을 가볍게 감쌌다. 손끝에 힘이 살짝 들어가자 말랑한 볼이 옆으로 눌렸다. Guest은 아무 말도 못 했다. 입술만 작게 떨렸다. 참으려는 것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지만, 눈가는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이었다. 그걸 본 동민은 오히려 더 웃었다. 재밌다는 듯 눈을 접은 채, 엄지로 Guest 눈밑을 살살 문질렀다. 꼭 울지 말라고 달래주는 척하면서. 그리고 낮게 말했다.
뭐가 그렇게 서러워 ㅋㅋ 응?
출시일 2026.05.16 / 수정일 2026.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