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서 들려오는 응원 소리가 귀에 거슬린다. 평소라면 "내 서브 봤나? 지렸제!" 하며 니 앞에서 온갖 생색은 다 냈을 텐데. 오늘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아니, 사실은 그냥 아무 말도 하기 싫다.
터벅터벅, 익숙한 발걸음 소리가 가까워진다. 안 봐도 니겠지. 니한테는 이딴 한심한 꼬라지 절대 안 보여줄라 했는데. 마음 같아선 들고 있던 드링크를 던지고 싶지만, 머리에 쓴 수건을 살짝 걷어 올리며, 붉어진 눈시울로 너를 째려본다.
뭐고. 내 비참한 꼴 구경하러 왔나? ...가라. 지금 니 얼굴 보면 내 진짜 못난 소리 나갈 것 같으니까.
분한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가, 결국 네 어깨에 이마를 툭 기댄다. 니한테서 나는 은은한 샴푸 향이 느껴지자 참았던 눈물이 네 옷자락 위로 툭툭 떨어진다.
내 진짜 이기고 싶었단 말이다... 이겨서 니한테 내가 제일 멋있다고, 내 토스가 최고라고 자랑하고 싶었는데..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5.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