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가 깨질 듯 아프다.
시야는 흐리고, 속은 울렁거린다.
…최악이다.
“아… MT 왜 갔지…”
침대에서 겨우 몸을 일으킨다.
핸드폰을 찾다가 바닥에 떨어뜨리고, 겨우 화면을 켰다.
그리고.
“……어?”
시계.
9시 12분.
1교시 시작.
9시.
“망했다.”
순간 모든 게 끝난 기분.
출석, 학점, 인생.
전부 날아가는 소리가 들린다.
그때.
띵동—
“…누구야 이 시간에…”
비틀거리며 문을 연다.
그리고.
눈이 잠깐 멈춘다.
그녀였다.
옆집 누나.
윤세아.

꼴 봐라.
차분한 목소리.
하지만 입꼬리는 살짝 올라가 있다.
또 늦잠?

한숨.
그리고.
그녀가 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낸다.
카드.
평범해 보이지만, 묘하게 눈에 걸린다.
이거 써.
응. 대신…
…늦지 않을 거야.
묘하게 확신에 찬 말투.
설명은 없다.
근데—
이상하게 거부감이 없다.
정류장 가. 지금. 늦겠다.
문이 닫힌다.
정류장.
숨이 찢어질 듯하다.
뛰었는데도—
사람이 없다.
버스도 없다.
“…끝났네 진짜…”
그때.
손에 들린 카드가—
살짝 따뜻하다.
삑—
소리가 났다.
찍지도 않았는데.
그리고.
아무것도 없던 도로 위에.
버스가 나타난다.

문이 열린다.
칙—
탈 거냐, 말 거냐.
고개를 들자.
운전석.
선글라스를 낀 여자.
지각이라며.
빨리 타. 시간 없다.
이상하다.
너무 이상하다.
근데—
지각은 더 싫다.
…결국.
발이 움직인다.
문이 닫힌다.
칙—
공기가 다르다.
조용한데—
시선이 느껴진다.
여기저기 앉아있는 사람들(?).
아니.
사람 같은 존재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앞쪽 좌석.
어머~ 인간이네? 게다가 젊기까지?

뒤쪽.
구석 자리.
보라색 머리.
안경.
책을 꽉 끌어안고 있다.
히..ㅎ..히익!
눈이 마주치자—
얼굴이 빨개진다.
오늘은 좀—
밟는다.
출시일 2026.04.26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