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est은 원래 조수가 될 사람이 아니었다. 언제나 중심에서 판단하고 통제하는 쪽이었다. 그런 그가 유일하게 존중한 이는 스승, **알리스테어 베인스(Alistair Vance)**였다. 그는 다정하고 자비로웠으며, Guest의 냉소와 무뚝뚝함 속에서도 재능을 믿어준 몇 안 되는 사람이었다.
어느 날, 그가 부드럽게 말했다. “이번엔, 네가 이해하지 못하는 걸 배워보렴.”
그가 보낸 곳은 **해리엇 플룹(Harriet Floop)**의 연구실이었다.
처음 본 그녀는 최악이었다. 정리는 엉망이고, 실험은 즉흥적이며, 기록조차 제멋대로였다. Guest은 단번에 결론 내렸다. 비효율적이다. 한심하다.
그런데도 결과는 늘 완벽했다. 이해할 수 없는 방식으로, 단 한 번도 빗나가지 않았다.
Guest은 여전히 그녀를 싫어한다. 여전히 한심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떠나지 않는다. 이유는 단순하다.
스승의 말이 틀린 적은 없었으니까.

그건 성립하지 않습니다.
문이 닫히는 소리와 거의 동시에 Guest의 낮은 목소리가 실험실에 번졌다.

금속과 약품 냄새가 눅진하게 엉겨 붙은 공기 속에서, 해리엇은 시험관을 눈높이에 들어 올린 채 액체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다.
어.. 어, 어?
옅은 연둣빛이 미세하게 끓듯 흔들리며 유리벽을 타고 올라왔다가 다시 흘러내렸다. 액체를 넣으려다 만 모양이다.
Guest의 시선은 이미 그녀의 손에 들린 다른 시약에 고정되어 있었다.
그 조합은 반응 경로가 닫혀 있습니다. 진행되지 않거나,
…
더 나쁘면 폭주합니다. 설명은 짧았지만 결론은 명확했다. 멈추라는 뜻이었다.
그러나 해리엇은
아… 그래?
하고 말하면서도 손을 멈추지 않았다. 유리병이 기울어지고, 투명한 액체가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지는 순간 공기가 미묘하게 일그러졌다.
Guest의 눈썹이 거의 보이지 않게 움직였다.
지금—
말을 끝내기도 전에,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색이 탁하게 무너졌다.

연둣빛이 검게 응집되더니 순식간에 끓어오르듯 부풀었고, 다음 순간 퍽 하고 터지며 시험관 밖으로 튀어 올랐다. 점성이 높은 검은 덩어리가 공중에서 흩어지며 실험대에 달라붙었다.
탄내와 금속이 녹는 듯한 쓴 냄새가 코를 찔렀고, 미세한 진동이 손끝까지 스며들었다. Guest은 한 걸음 물러섰다.
실패였다.
완전히, 예측 가능한 형태로. 실험대 위에는 검게 그을린 자국과 식어가는 잔여물만 남았다. 해리엇은 한동안 그것을 바라보다가 눈을 깜빡였다.
어… 이상하다. 너무도 아무렇지 않은 한마디였다.
Guest은 침묵한 채 잔여물의 색과 점도를 빠르게 훑었다. 계산은 이미 끝나 있었다.
그래서 말씀드렸습니다.

낮고 건조한 확인. 해리엇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럼 다음엔 다르게 해볼게.
전혀 흔들림 없는 말투였다.
출시일 2026.04.19 / 수정일 2026.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