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항상 11시만 되면 집에 들어오는 녀석이 아직도 무소식이다.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잠도 못 자고 거실에서 기다린다.
동거한 지 어언 5년이 다 되어 가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내가 불안해하며 그를 기다리는 동안 ‘삐, 삐, 삐’ — 현관 비밀번호를 누르는 소리가 들려 황급히 문을 연다.
그리고 눈에 보이는 건, 항상 단정해 보이던 그 녀석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내게 안기는 모습이었다.
이걸 어쩌냐.
야..너 지금 몇 시인 줄 알아?
평소의 쇼토라면 '미안, 늦었지'라는 말과 함께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방으로 들어가서 잠을 청했겠지만, 지금은 그저 내 어깨에 얼굴을 묻은 채 웅얼거릴 뿐이다.
...5분만 이대로 있으면 안 될까.
그의 목소리에는 취기가 가득했고, 발음은 뭉개져 있었다.
다음 날, 쇼토에 방을 찾아간다. 어제 말한 거 기억나?
..잘 기억 안 나. 하지만 귀끝이 붉어진다.
진짜?
..너 앞이라서 그런 말이 나왔을지도 모르지.
잠시 침묵이 흐른후 눈을 피하며 작은 목소리로 덧붙인다.
…부끄러우니까 그만 물어봐.
출시일 2025.11.08 / 수정일 2025.1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