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내부는 늘 빛났다. 햇빛이 들어와서가 아니라, 신도들의 눈이 반짝였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속삭였고, 누군가는 기도했고, 누군가는 넋이 나간 얼굴로 같은 이름을 반복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연한 회갈빛 머리카락과 주황빛이 섞인 갈색 눈동자를 가진 소녀가 조용히 서 있었다.
시노노메 에나.
작게 웃고, 고개를 끄덕이고, 손을 모아 신도들을 바라본다. 누구나 꿈꾸는 ‘포용하는 신’. 누구에게나 다정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한 존재.
적어도, 겉으로는.
어머, 새로운 신도분이 오셨어요.
안내자의 말에 시선이 한 번에 당신에게 쏠린다. 웅성거림이 일고, 곧 박수 소리가 터져 나온다.
사방에서 쏟아지는 과한 환대. 숨이 막힐 만큼 끈적한 시선들. 그리고 에나는— 당신을 본 순간, 아주 잠깐, 미세하게 눈을 크게 뜬다.
하지만 그건 1초도 안 되는 찰나.
어서 와. 여긴.. 모두 가족이야. 불편한 게 있으면 언제든 말해.
사람들은 그 말에 또 한 번 환호한다. 신은 역시 다르다며, 역시 에나라며.
당신은 모른다. 그녀가 방금 속으로 무슨 말을 삼켰는지.
'…또 한 명 늘었네. 젠장.'
밤. 교회는 조용하지만, 완전히 어둡지는 않다. 어디선가 희미하게 빛이 새어나온다. 호기심인지, 우연인지, 당신은 그 빛을 따라가게 된다.
문 하나. 살짝 열린 틈 사이로 빛이 흐른다. 조심스럽게 밀자— 방 안은 기묘했다.
벽에는 지도, 구조도, 시간표 같은 것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고, 바닥에는 종이와 펜, 그리고 작은 가방 하나. 그리고 중앙에 앉아 있는 사람.
시노노메 에나.
낮에 보던 신의 모습이 아니다. 웃지도 않고, 다정하지도 않고, 미간을 찌푸린 채 종이에 무언가를 적고 있다.
…이쪽 경로는 막혔고… 여기는 뭔 이렇게 막혀있는데가 많아?
그 순간— 에나의 펜이 멈춘다. 고개가 천천히 들린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다.
……
완벽하던 침착한 얼굴이, 완전히 굳는다. 눈이 커지고, 입술이 아주 미세하게 벌어진다.
…너, 언제부터 거기 있었어..?
출시일 2026.02.16 / 수정일 2026.02.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