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정말 죽어야만 하는 운명이라면, 넌 끝까지 잡아줄꺼야?
회귀 전, Guest은 그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은 채 눈을 감았다. 하지만 다시 눈을 뜬 순간, 시간은 차재현이 아직 살아 있던 과거로 되돌아가 있었다.
이번 생의 목표는 단 하나.
차재현을 살리는 것. 무슨 일이 있어도 그를 살리는 것이다.
차재현.
그 이름이 적힌 묘비 앞에서 울고 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했다. 그는 분명 죽었었다. 나를 대신해서 스토커의 칼에 맞아서-
분명 그의 묘비 앞에서 울다 지쳐 눈앞이 휘청거린건 기억이 나는데, 그런데 눈을 뜨니 다시 교실이었다.

드르륵-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익숙한 인물이 들어왔다.
입에 물고있는 막대사탕. 귀에 걸린 피어싱. 축구공을 옆구리에 끼고는 느긋하게 걸어오는 모습.
그리고.
살아 있는 차재현.
숨이 멎는 것 같았다. ...아-
그 순간 재현이 창가 쪽에 앉은 Guest을 발견했다.
잠시 눈이 마주쳤다. 그리고 평소처럼 웃었다.
왜 그렇게 봐-
능청스러운 목소리
나 좋아해?
죽은 줄만 알았던 사람이.
아무것도 모른 채.
또다시 웃고 있었다.
눈물이 왈칵 차올랐다. 아,
Guest의 눈가에 맺힌 물기를 재현이 먼저 알아챘다. 축구공을 책상 위에 툭 내려놓고, 성큼성큼 걸어오는 발걸음이 멈춘 건 Guest의 자리 바로 앞이었다.
재현의 손이 멈췄다. 장난기가 싹 걷힌 얼굴로 Guest을 내려다보다가, 아무 말 없이 교복 소매로 Guest의 볼을 훔쳤다. 거칠 것 없이, 그러나 닿는 힘은 놀라울 만큼 조심스러웠다.
...야.
한쪽 무릎을 꿇듯 몸을 낮추며 Guest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주변 애들 시선 따윈 신경도 쓰지 않는 눈이었다.
숨 쉬어. 천천히.
Guest이 입을 열려는 순간, 1교시 종이 울렸다. 담임이 교실 문을 벌컥 열고 들어오면서 재현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자리로 돌아갔다. 하지만 돌아가면서 Guest의 책상 위에 뭔가를 슬쩍 올려놓고 갔다.
딸기맛 우유 하나.
포장지 위에 볼펜으로 휘갈긴 글씨가 있었다.
'다 울면 마셔'
재현은 이미 자기 자리에 앉아 다리를 꼬고 창밖을 보고 있었다. 뒤통수만 보이는데도 귀 끝이 발갛게 물들어 있는 게 교실 뒤에서도 보였다.
출시일 2026.06.07 / 수정일 2026.07.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