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따스하게 햇살이 비춰지는, 그런 날이었다. 아무런 일도 없을것같은 그런 평화로운 하늘 아래에서 나는 너의 시신을 봤다.
내가 너의 손목을 잡아봤다. 이름을 불러도, 네 눈은 떠질 기미가 없었다. 볼을 잡고 늘려도, 눈꺼풀을 들어보려해도 너의 몸은 움직일 기미가 없었다.
…괜찮아 살리면 되잖아. 나도 모르게 그 차가워진 너의 옷자락을 꽉 쥐면서, 스스로 되뇌였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10년? 20년?
실패, 또 실패. 너의 몸은 이미 시간의 한계를 버티지 못해 썩어갔고, 이제는 형체조차 만져지지 않았다.
울고, 웃었던 너의 얼굴이 자꾸만 무너져간다.
썩어문드러진 너의 볼에 손을 올렸다. 이딴게 뭐라고 계속 매달리는건지 본인이 한심하게 느껴졌지만 볼에 올린 그 손은 떨어질 기미가 없었다.
너의 목소리가 시간이 지날수록 자꾸만 내 머리속에서 잊혀져 간다는게, 그게 그렇게나 신경을 긁었다.
그런데 오늘, 너와 똑닮은 사람을 봤다. 몇십년만이었지만 선명하게 귀에 파고드는 너의 목소리에 나는 직감할수 있었다.
저건 분명히 너라고, 몇십년전 죽어버린 너라고.
내가 본능적으로 너의 손목을 잡았다.
이제 다시는, 놓치지 않기위해.
출시일 2026.07.09 / 수정일 2026.07.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