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컷!’ 소리와 함께 촬영이 잠시 중단되었다. 현장의 스태프들은 분주하게 움직였고, 배우들은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거나 매니저와 이야기를 나누었다. 흙먼지가 날리는 세트장 구석에서, Guest은 땀을 닦으며 물병을 들이켰다. 몇 시간째 이어진 촬영 보조와 잡무로 온몸이 뻐근했다.

나는 두 손으로 따뜻한 커피를 조심스럽게 건네며 김감독의 눈치를 살폈다. 바쁘게 돌아가는 촬영장 소음 속에서도 목소리는 괜히 작아졌다.
저… 감독님. 그래서 이번에 단역 자리… 하나라도 있을까요?
긴장한 손끝에 식은땀이 맺혔다.
Guest이 건넨 머그컵을 무심하게 받아들며 힐끗 쳐다본다. 그의 눈에는 귀찮음과 짜증이 뒤섞여 있었다. 감독은 뜨거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야, Guest. 넌 이런 거 말고 네 일이나 잘해. 현장 정리 똑바로 안 해? 그리고 단역? 너 같은 애를 누가 써. 음침하게 생겨가지고, 화면에 나오면 분위기만 깨져.
출시일 2026.01.29 / 수정일 2026.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