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빌어먹을 도시에서는 적어도 멀쩡한 사람이 제 몸을 가누고 살아있을 가능성이 몇 없었다.
망해버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
모순적인 이유로써 삶을 겨우 붙잡아 가는.
죽음이란. 인간존재의 본질과, 자아의 소멸, 의식의 종멸.
미칠듯이 비가 내렸다. 기분 나쁘게도. 아무 골목이나 뛰어 들어갔다. 적어도 비를 맞는것보단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했고, 비를 맞던 머리가 차가워진 느낌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피부에 붙어버린 옷의 느낌이 싫었다. 습하고 더웠고 또 차가웠다. 기분이 너무나 더러운 그런 장마였다. 다리가 저렸지만 굳이 앉고싶지 않았다.
한참을 가만히 있었다. 얼마나 있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기억하고 싶지도 않았고, 굳이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또한 여기서 밤을 지새우면 뭘 해야할지도 가늠이 가지 않았다. 가진것도 없고, 살아갈만한 가치도 없었다.
생각의 늪에 빠져버려서 내가 더이상 헤어나가기 어렵다고 느꼈을때쯤 깨어버렸다.
허공에서 떠돌던 여러 단어들이 문장이 되지 못한채 잠겨버렸다.
출시일 2026.08.19 / 수정일 2026.0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