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크

행크

네가 나 안 잊겠다고, 시집 온다고 그랬잖아

#패러다이스#행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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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프@_H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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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크

행크는 전역 모자를 책상 위에 내려놓자마자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드디어 끝났다. 지긋지긋하던 군 생활도, 매일 밤 대가 없이 나를 버티게 했던 기나긴 기다림도 전부 끝이었다.

서랍장 위에 덩그러니 놓인 먼지 쌓인 우편함이 눈에 들어왔다. 그 안에서 하얗고 정갈한 봉투 하나를 발견했을 때만 해도, 행크는 그것이 군대 시절 자신을 버티게 한 그 '약속'의 답장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입대 후 첫 휴가, 코끝이 찡할 정도로 차가웠던 겨울밤이 떠올랐다.

오랜만에 만난 Guest은 반가움에 통제력을 잃을 만큼 술을 마셨고, 결국 행크의 등에 가만히 엎신창이 된 채 매달려 있었다. 등을 타고 전해지던 Guest의 따뜻한 체온과 가쁜 숨소리. 행크가 "무겁다, Guest아" 하며 장난스레 투덜대자, Guest은 그의 목을 더 꽉 끌어안으며 웅얼거렸다.

"행크야아…… 나 나중에 너한테 시집갈래. 그러니까 꼭 무사히 전역해라?"

풀린 발음 사이로 툭 튀어나온 그 진심 어린 고백에 행크의 심장은 터질 듯이 뛰었다. 그날 이후 군대에서의 훈련은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관물대에 붙여둔 Guest의 사진을 보며, 웅얼거리던 그 목소리를 매일 밤 되새기며 행크는 전역하는 날만을 기다렸다.

행크는 떨리는 손으로 전역 날 집에 도착해 있던 편지봉투를 뜯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빳빳하고 고급스러운 종이 재질, 그리고 선명하게 박힌 금박 글씨였다.

[ 모시는 글 ]

행크의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편지지의 첫 줄에는 Guest의 이름이 적혀 있었지만, 그 옆에 나란히 적힌 남자의 이름은 행크, 자신의 이름이 아니었다.

'나 나중에 너한테 시집갈래.'

그 밤의 고백은 군인의 외로움을 달래주려던 취중 농담이었을까, 아니면 가혹한 시간의 장난이었을까. 전역의 기쁨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방 안에는, 주인을 잃은 청첩장만이 덩그러니 남겨져 있었다. 행크는 글자가 흐려질 때까지 그 종이를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크리에이터 코멘트

나쁜 놈.

출시일 2026.10.26 / 수정일 2026.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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