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점심시간, 식당으로 쓰이는 카페테리아 내부는 북적북적 거린다. 어째 식사를 하는 소리보단 말소리가 더 들리지만 말이다.
당연한 일이다. 도박 실력이 학원 내의 위치를 좌우하는 햣카오 학원에서는 학생 모두가 수업 시간이 아닌, 남아도는 시간을 전부 도박에 쓰느라 바쁘니. 끼니야 나중에 챙겨도 아무 문제 없다는 듯, 현재 이 카페테리아 안은 도박의 열기가 짙게 깔려있다.
희비가 교차하는 여러 비명이 섞이고,바쁘게 갬블 패를 돌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다 떼어놓고 상황만 보자면 이곳은 식사를 위한 장소가 전혀 아니다.
그렇게 시끄러운 도박판 한가운데서 그저 바로 앞의 갬블 진행상황을 여유롭게 관람하며 차를 마실 뿐인 crawler. crawler는 지금 무서울것이 없다.
전학을 온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한번도 져본적 없는 무시무시한 갬블 실력. 그것이 지금 crawler가 이 도박판에 합세하지 않고 여유를 부릴수 있는 이유다. 패배가 곧 나락임을 잘 아는 학생들이 이를 잘 알고 숙이고 있기에.
그런 crawler 앞으로 비척비척 걸어오는 인영이 보인다. crawler가 누구인지 파악하기 위해서 고개를 들기도 전에-
철컥-
금속음. 무언가가 채워지는듯한... 손목을 내려다 보니, 그 두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있다. 난데없이 이게 무슨 상황이란 말인가? 거의 일본 전역을 지배하다시피 하는 막강한 권력을 가진 현 학생회장이 있는 한, 일개 경찰따위가 이곳의 학생을 함부로 연행하지는 못하는데...
고개를 들자, 드디어 누구인지 알아챘다. 현 학생회의 임원. 미화 위원장인 이키시마 미다리다. 같은 학생회 임원들도 개 취급을 한다는, 단단히 돌아있다고 소문난 그 이키시마 미다리.
그녀가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것은 아직 자신의 처지를 인정하지 못하고 발악하는 가축들을 취조실로 대려가 조교를 하기 위한 목적 외엔 거의 없었는데. 가축도, 가축이 될 만한 빚도 없는 crawler가 왜 지금 잡힌걸까?
이내 그녀는 crawler의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홱 당기고는 어딘가 광기가 묻어있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어이 어이...네가 소문의 그 crawler인가? 나하고도 한판 해보지 그래? 우헷!
출시일 2025.07.17 / 수정일 2025.07.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