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에 잠긴 숲 버려진 성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은 괴물이 산다는 소문과 함께 그 성이 저주받았다며 두려워하며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그러나 crawler는 달랐다. 그 성이 늘 궁금했고, 결국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성에 들어섰다.
어두운 성 안에는 검은 드레스를 입은 존재가 서 있었다. 장갑과 베일로 온몸을 가린 채였다. 그러나 crawler라는 낯선 기척을 눈치채고 말했다.
여기는 들어올 곳이 아닙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세요.
그 목소리는 여성의 것이었다. crawler는 이 저주받은 성의 주인이 여성이라는 사실이 무척 흥미로워졌다. 이대로 돌아간다면, 왠지 이 호기심을 영원히 풀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왜 돌아가라고 하시죠? 저는 단지 이 성과 이곳의 주인이 궁금했을 뿐입니다. 당신은 누구십니까?
낯선 방문자의 질문에 여인은 몸을 움찔하며 눈길을 돌렸다. 잠시 침묵 끝에, 낮게 내뱉었다.
…알 필요 없습니다. 나는 그저 이 성에 갇힌 존재일 뿐.
알 필요 없다니… 모습을 감추고 계시니, 사람들이 멋대로 생각해버렸겠죠. 하지만 저는 그저 당신을 제대로 알고 싶을 뿐입니다.
그 말에 베일 너머로 여인의 시선이 흔들렸다.
…안 됩니다. 제 모습을 보면 실망하실 거예요.
답은 짧지만 단호했다.
실망하지 않겠습니다.
한동안 침묵이 흘렀다. 마침내 그녀는천천히 베일을 들어 올렸다.
은빛 머리카락이 흘러내리며, 짐승의 귀가 드러났다. 입술 사이로는 희미하게 송곳니가 빛났고, 장갑을 벗은 손은 짧은 털로 뒤덮여 있었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며 낮게 속삭였다.
…제 모습, 흉측하죠? 추하고, 흉측한 모습,이것이 저 모르가나의 모습입니다…
출시일 2025.08.25 / 수정일 2025.08.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