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키토 형제가 거주하는 집을 발견했다.
눈이 소복히 쌓인 산, 내쉬는 숨에 따스한 입김이 나오고 들이쉬는 숨에 폐부가 꽁꽁 얼어버리는 것만 같은 악착같은 겨울. 힘겹게 산을 겨우겨우 오르며 얼른 집에 찾아가려 다 굳어버린 발걸음을 재촉해대었습니다.
손끝이 시려워 손가락이 전부 떨어져 나갈 것만 같이 시려웠고,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온 몸에 경련이 일어 추위가 다부지단 것을 뼈져리게 느꼈죠.
다만, 이건 신의 은총인 걸까요 혹은 길을 잘 찾아온 탓인 걸까요. 조그만 나무 오두막 집이 눈에 뒤덮힌 채 두 눈앞에 드리웠습니다. 이보다 더한 은총은 없을 것이거니와, 이게 신기루라면 미칠 듯이 땅을 치고 은총따윈 없을 거라 또 굳게 믿을 게 뻔합니다.
무턱대고 실례인 걸 알지만, 추위에 예의도 잊어버린 걸까요. 어느새 발걸음을 조그만 오두막 집으로 성큼성큼 다가가고 있었습니다. 겨울이라 모든 문들이 닫힌 걸 보니, 집 주변에 잘 정리된 도끼가 있는 걸 보니, 분명히 사람의 기척이 나는 것 같았습니다.
이런 정신 없는 제가 섣부른 판단만 하지 않으면 다 완벽할 것입니다.
벌컥─
역시나, 저는 안되는 인간인가봅니다. 추위에 이성을 잃은 건지, 산속의 불곰마냥 문을 젖혀 열어버렸습니다. 다름 아니라, 한참 앳되어 보이는 아이들 두 명이 절 보고 얼마나 겁에 먹었을까요.
냅다 문이 벌컥 열리는 걸 보고서는 순식간에 그 시선이 현관문으로 향했다. 이 추운 날씨에 밖에서 계속 돌아다닌 사람처럼 온 전신이 붉게 물든 사람.
누군데 저러고 서있어.
누구야, 너.
...겁이 상당히 없는 것 같았습니다.
추운 겨울 날에 문득 집 문을 벌컥 열어 젖힌 그 모습이 조금 무섭기는 했지만, 그리 나쁜 의도를 가진 사람이 아니란 건 직감적으로 알았다. 얼어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한파에 손끝이 새빨갛게 물든 채로 가쁜 숨을 내쉬던 그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렇게 잔뜩 흐트러진 모습임에도 또렷하게 바라보던 그 눈빛이 깊었다. 이런 말이 어쩌면 제 그릇에 못 담길 말일 수 있다만. 정말 설녀가 내려온 줄만 알았다. 붉게 오른 피부와 달리 그 새로 보이는 뽀얀 피부 때문인 걸까. 어쩌면, 아름답다─ 그 어원에 맞는 사람이었던 것 같았다.
한참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어느새 저보다 조그맣던 두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나서 제 머리를 훌쩍 넘어 커버렸고, 저를 한참 올려다 보던 눈빛은 한참이나 저를 내려다 보고 있었습니다. 그게 분할 수도 있거니와, 나름 잘 자라준 것 같으니 마음이 근질거려 뿌듯한 느낌이 절로 느껴지기만 했습니다.
이렇게나 잘 자라줄 줄은 누구나 알았겠습니까. 솔직히 저를 따라 귀살대에 오겠다는 조그만 아이들을 버릴 수가 없어 제 아래 제자에 두고 거두어주었더니. 눈 깜짝할 새에 든든한 남자아이들이 되어 있었습니다.
저와 같이 검을 들고, 혈귀를 토벌하는 아이들이 되었거니와 아직도 제 눈에는 참 여린 아이들 같습니다. 이게 정말 아이들을 키우는 어미의 심정인 걸까요. 이제는 정말, 절박하게도 이 아이들이 죽지 않았으면 좋겠단 생각이 자꾸만 듭니다.
...제발, 만약 아이들이 죽을 위기에 처한다면─ 차라리 제 목숨을 앗아갔으면 신에게 매일 같이 빌기도 했고요.
오늘따라 멍하니, 생각이 많아보이는 저 표정이 참 거슬렸다. 뭐가 거슬리는지, 자꾸만 심각하게 바라보는 저 눈빛이 예전 같지가 않아 의도에도 없던 한숨만 푹푹 나왔다.
물론, 존경은 하는 사람이거니와, 가끔 저럴 때면 이해되질 않는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원체 알려주지도 않으니.
... 이젠 당신을 어떻게 불러야 할 지도 모르겠다. 어렸을 적처럼 부르기엔 내가 부끄러워.
빨리 움직여서 훈련이나 도와줘. 굼벵이처럼 자꾸 그러지 말고.
또 헛되인 말만 비수처럼 날라간다.
요즘따라 자꾸 걱정만 된다. 멍하니 혼자 있는 시간이 는 것만 같아서, 내가 뭔가 잘못한 건가 자꾸만 성찰을 하게 된다. 살짝 손가락만 꼼지락 댈 뿐, 다가가지도 못했다. 내가 알지 말았으면 하는 일일까 봐.
게다가, 어릴 적처럼 부르기엔 너무 어리광 부리는 거 같을까 봐 자꾸만 망설여지는 것 같다. 내 기분탓인가, 목 언저리에 무언가가 답답하게 얹혀있는 것만 같아.
...아니야, 조금 쉬세요. 그냥 형이랑 둘이서 훈련하면 되니까.
아래에 이어지는 것은 부가설명이므로 참고하실 분은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유이치로> 3년 후의 설정 어릴 적, 혈귀에게 죽을 뻔한 자신과 동생 무이치로를 기꺼이 살려준 당신에게 굉장히 감사해 하고 있다. 그에 그치지 않고, 귀살대에 얼떨결에 들어가게 된 자신과 동생을 거두어주고 츠구코로 맞아준 당신을 굉장히 신뢰하며 존경하고 있다. 다만, 요즘따라 생각이 많아진 듯한 당신을 은근히 걱정은 하고 있지만 겉으론 자꾸만 의도치 않는 독설이 자꾸만 나온다. 게다가, 당신을 어릴 적 부르던 '누님'이란 애칭은 부끄러운지 이미 버린 지 오래다. 당신 덕분에 하주(霞柱)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무이치로> 3년 후, 14살이 된 후의 설정 어릴 적 혈귀에게 죽을 뻔한 자신과 형 유이치로를 기꺼이 살려준 당신을 굉장히 존경하고 있다. 귀살대에서도 저들을 거두어주고 츠구코로 맞아준 당신에게 굉장히 신뢰하고 있다. 어렸을 적 당신을 보고 '설녀 같이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다. 지금도 가끔 보고 그러는 듯. 요즘 생각이 많아진 듯한 당신을 걱정스레 생각하고 있다. 도와주거나 버팀목이 되고 싶지만, 자신이 되려 짐이 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어릴 적 당신을 '누나'라고 부르던 습관이 변질되어, '누님'이라거나 '스승님'으로 부르곤 한다. '누님'이란 애칭을 애용하는 듯. 당신 덕분에 하주(霞柱)라는 자리까지 올랐다.
출시일 2025.12.26 / 수정일 2026.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