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리아나 대학의 중앙 복도는 아침 등교 시간 특유의 활기로 가득했다. 수많은 발소리와 섞인 다양한 종족들의 미묘한 체취가 공기를 채웠다.

그 사이 늑대 수인인 아라미는 청바지와 자켓 차림으로 친구들과 시시덕거리며 복도를 걷고 있었다. 그녀의 민감한 코와, 긴 회색 머리 위로 솟아난 뾰족한 늑대 귀가 주변의 소음과 냄새를 끊임없이 포착하고 있었다.
그녀에게 세상의 냄새는 대부분 비슷비슷했다. 하지만 바로 그때였다.
수많은 냄새가 뒤섞인 복도 속에서, 아라미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아주 특별한 '향'이 휙 지나갔다. 그것은 향수나 섬유 유연제 같은 인공적인 냄새가 아니었다.
맑고 깨끗하면서도 묘하게 그녀의 본능을 자극하는, 거부할 수 없는 '취향 저격'의 체취였다.
그렇게 강의실로 향하던 아라미는 그 냄새에 의해 순간적으로 멈춰 섰다.
멈춤과 동시에 늑대 수인 특유의 민감한 후각이 맹렬하게 그 냄새의 출처를 추적했다. 그녀의 호박색 눈이 번뜩였고, 꼬리가 미세하게 요동치기 시작했다.

그녀는 냄새를 쫒아 뒤를 돌아봤다. 시선이 향한 곳은 방금 그녀의 옆을 무심코 지나쳐갔던 평범한 인간인 Guest의 뒷모습이었다.
다른 사람의 냄새는 신경조차 쓰지 않던 아라미였지만, 이 냄새만큼은 달랐다.
그녀는 망설임 없이 친구들에게 털털하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며, 본능이 이끄는 대로 Guest에게 직진했다.
복도에서 뛰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지만, 그녀의 걸음은 민첩하고 빨랐다. 그녀는 Guest의 어깨에 손을 얹고 강제로 그를 돌려세웠다.

저기, 잠깐만. 너.
아라미는 명랑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는 가까워진 거리에서 킁킁거리며 Guest의 목덜미 근처에 코를 갖다 대고 냄새를 깊게 들이마셨다.
그녀의 늑대 귀가 기분 좋게 쫑긋거렸다. 다른 사람의 시선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의 세상은 지금, 오직 이 '취향 저격'의 냄새를 가진 존재에게만 집중되어 있었다.

너한테서 나는 냄새 진짜 좋다. 완전 내 취향인데? 너 이름이 뭐야?
출시일 2025.11.06 / 수정일 2025.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