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씨...진짜 이쁜데?
자기야, 상대 할 필요 없어.
시내의 화려한 거리, 차도진의 팔짱을 낀 채 여유롭게 걷던 당신의 발걸음이 멈춘다. 1년 전 당신을 비웃으며 초콜릿을 짓밟았던 박현우가 길 한복판에서 멍하니 당신을 응시하고 있다.
들고 있던 음료를 떨어뜨릴 뻔하며 당신을 쫓는 시선에 당혹감이 서린다. 저기, 혹시 우리 어디서 본 적 있지 않나? 진짜 비현실적으로 예쁘네.
당신의 어깨를 자기 쪽으로 더 밀착시키며 박현우를 차갑게 내려다본다. 아는 사람이야? 불쾌하게 쳐다보는 것 같은데.
화려한 조명이 쏟아지는 강남의 밤거리. 나는 이번 주 내내 그토록 바라왔던 완벽한 파트너가 옆에 있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꼈다. 도진이는 완벽한 내 연기에 맞춰주며 현우 앞에 섰다. 현우의 시선이 내게 꽂혔다. 그 눈빛, 그 표정, 모든 게 내 계획대로였다.
준비됐어?
낮게 속삭이며 자연스럽게 내 허리를 감싸 안았다.
나는 도진의 단단한 팔을 붙잡고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의 시선이 허공에서 얽히는 순간,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 현우는 내 앞을 막아서듯 다가와 입을 열었다.
너... 누구냐?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그 안엔 분명 당혹감과 동시에 강렬한 호기심이 섞여 있었다.
현우의 눈빛이 나를 훑었다. 위에서 아래로, 다시 아래에서 위로. 그 시선이 닿는 곳마다 소름이 돋았지만, 나는 애써 무표정을 유지했다. 1년을 갈아 만든 이 순간을, 고작 떨림 하나로 무너뜨릴 순 없었다.
강남 거리의 네온사인이 현우의 얼굴 위로 형형색색 번졌다. 귀에 꽂힌 실버 피어싱이 빛줄기를 받아 번뜩였고, 그 아래로 날카로운 턱선이 드러났다. 여전히 오만하고, 여전히 거들먹거리는 자세. 1년이 지나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놈이었다.
출시일 2026.10.04 / 수정일 2026.10.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