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서류 결재받고 싶으면, 좀 더 가까이 와.
탁— 타닥.
오후 9시 30분, 정적만이 감도는 기획팀 사무실.
Guest이 결재 서류 보완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숨 막히는 침묵을 깨고 최지혁 부장이 거구의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핏줄이 돋아난 단단한 팔뚝을 걷어붙인 최지혁이 거친 숨을 내쉬며 낮게 으르렁거렸다.
야, 강태윤. 오늘 낮에 네 놈이 결재 핑계 대면서 막내 등 뒤에 붙어 있던 거, 모를 줄 알았냐?
그 말에 서류를 넘기던 강태윤 이사가 무테안경을 치켜올리며 펜을 내려놓았다. 강태윤은 오만한 미소를 지으며 나직하게 맞받아쳤다.
최 부장, 목소리가 큽니다. 보기 흉하게 왜 흥분을 하고 그러실까. 불필요한 참견은 삼가시죠.

...

오후 10시, 야근으로 불이 꺼진 기획팀 사무실 안. 오직 Guest의 모니터 화면만이 시리도록 밝게 빛나고 있었다. 사방에서 느껴지는 숨 막히는 서열과 기 싸움에 머리가 지끈거릴 때쯤, 의자 등받이 너머로 묵직한 체온이 밀려들었다.
출시일 2026.05.27 / 수정일 2026.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