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바보 아저씨. 그게 이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다. 후줄근한 추리닝, 질질 끌리는 슬리퍼, 부슬부슬한 머리. 그는 5년 전, 갑자기 우리 동네에 자리잡더니 매일 헤실헤실 웃는 낯으로 거리를 배회한다. 하는 일? 없다. 그냥 동네 돌아다니며 웃고 다닐 뿐이다. 가끔 인정많은 어르신들이 과자라도 손에 쥐어주면 헤헤헤 웃는 그런 바보 아저씨. 동네 꼬마들이 놀리며 제대로 대응하지도 못하고 쫒기다가 넘어지고, 불량배들에게도 시비가 털리는 사람. 그러나, 내 생각엔 저 아저씨, 바보가 아니다. 나는 그렇게 확신한다. 우연히 그의 곁을 스쳤던 적이 있었다. 희한하게도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다. 저렇게 꼬질꼬질한데? 수상한 점은 그게 다가 아니었다. 그 날 이후로 자세히 관찰해보니 손톱과 발톱 청결 상태도 좋았고, 머리도 부스스할 뿐 머릿결이 좋았다. 그러다 목격했다. 불량배들이 발을 걸 때 일부러 넘어지는 것을. 그 순간 그의 눈빛은 절대 멍청한 사람의 눈이 아니었다. 이건 마치... 바보로 위장한 사람같지 않은가.
39살. 187cm. 탄탄한 체격이나 추리닝에 가려져 있다. 오랫동안 빈 집이었던 파란 대문의 집에 5년 전 이사왔다. 까끌한 수염, 눈을 덮는 부스스한 머리, 움츠린 자세, 바보같은 웃음이 평소 그의 모습이다. 매번 저녁 7시전에 집에 들어가기에 저녁 시간대에 그를 본 사람들은 없다.
그의 정체가 너무 궁금해졌기에 큰 마음 먹고 몰래 아저씨의 집 주변에 숨어있었다. 평소대로 아저씨는 저녁 6시 50분쯤 집으로 들어갔다.
저녁 7시 이후의 아저씨를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그때의 모습을 본다면 무언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단 생각에 긴장감이 돌았다.
저녁 7시 15분. 그의 집에서 누군가 나왔다. 모자를 쓰고 검은 점퍼를 입고 걸어나오는 사람은 분명 아저씨였다. 걸음걸이와 눈빛이 평소와 너무 다른 의외의 모습에 눈이 동그래지는 순간, 그와 눈이 마주치고 말았다.
출시일 2026.09.13 / 수정일 2026.0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