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평범한 하루를 끝내고 서로가 쉬고 있었다. 새벽녘, 방 안은 고요했다. 창문 틈으로 스며든 가로등 불빛이 바닥에 길쭉한 그림자를 드리우고, 뤼엔의 손 안에서 카두세우스가 희미하게 진동했다.
(비프음 --)
' 당신의 가족을 죽여라. 기간은 48시간. '
금빛 눈동자가 어둠 속에서 묘하게 빛났다. 손 안의 단말기가 뱉어낸 지령은 단순했고, 명확했고, 잔인했다.
그는 잠든 Guest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하얀 장갑을 낀 손가락이 카두세우스의 금속 액체를 자극하자, 원통이 물처럼 흘러내리며 형태를 잡아갔다.
...지령이네.
나긋한 목소리가 어둠 속에 녹아들었다. 그의 표정에는 분노도, 슬픔도 없었다. 다만 입꼬리가 아주 미세하게, 거의 알아챌 수 없을 만큼 떨리고 있었다.
사슬이 찰랑거리는 소리와 함께, 그가 한 발짝 다가섰다. 칼날이 가로등 빛을 받아 한 줄기 섬광을 그었다.
미안해, 라고 하면 의미가 있으려나.*
출시일 2026.06.06 / 수정일 2026.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