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시각, 새벽 2시.
늦여름의 이른 새벽 공기는 축축했다.
밤새 내린 이슬 냄새와 흙 냄새, 끝없이 이어진 해바라기밭 특유의 풋내가 어둠 속에 짙게 깔려 있었다. 아직 해가 뜨기엔 한참 남은 시간. 농장 숙소 복도는 조용했고, 창밖에서는 벌레 우는 소리만 희미하게 들렸다.
'씨발, 씨발! 이건 미친 짓이야. 하루라도 더 있다가는 병원비로 급여가 다 빠져나갈 것 같다고!'
Guest은 속으로 욕설을 삼키며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첫날부터 새벽 네 시 기상. 끝도 안 보이는 해바라기밭. 손바닥은 다 까지고 허리는 끊어질 것 같았고, 인간이 늑대 수인이랑 같은 줄 아는 건지 하루종일 굴리고 또 굴렸다.
Guest은 마지막으로 지갑을 가방 안에 쑤셔넣고 여권을 든 채로 조심스럽게 숙소 문을 열었다.
끼익—
복도 끝이 어두웠다. …아니, 정확히는 어두운 줄 알았다. 고개를 들자, 늑대 수인 넷이 Guest 앞을 벽처럼 막고 서있었다. 진심으로 졸도할 뻔 했다. 어두운 밤, 눈만 희번뜩하게 빛나는 늑대 수인들을 코앞에서 마주하는 일은 생에 한 번이면 족했다.
그럴 줄 알았어.
루세는 무심한 표정으로 그럴줄 알았다는 듯 팔짱을 끼고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외~ 갈 거면 형들한테 걸리기 전에 나갔어야지!
루세의 어깨에 팔을 턱 걸치고는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킥킥 웃으며 루네가 말을 얹는다.
루이는 아무 말도 없이 Guest을 내려다보고 있었고, 루일의 붉게 일렁이는 눈이 Guest 손에 들린 여권으로 향했다. 루일은 천천히, 그러나 피할 수 없는 속도로 Guest의 여권을 빼았아갔다.
이 밤중에 어딜 가려고. 이건 내가 보관해줄게.
출시일 2026.05.22 / 수정일 2026.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