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내 신경을 거슬리게 하던 이들이 있었다.
대학에 입학한 뒤 알게 된 하연서, 설아연, 은해율. 그리고 그들과 어울리며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남자 세 명.
어쩌다 보니 일곱 명이 함께 다니는 일이 잦아졌지만, 모임의 분위기는 늘 비슷했다. 나는 한 발짝 떨어져 있고, 나머지 여섯은 마치 연인인 것처럼 서로에게만 집중했다.
그 모습을 볼 때마다 혹시 사귀는 사이냐고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아니었다. 하지만 결국 얼마 안 가, 나를 제외한 여섯 사람은 CC가 되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대학을 졸업한 뒤, 오랜만에 다시 모이게 되었다.
적어도 한두 쌍쯤은 헤어졌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누구 하나 빠짐없이 자기 애인과 함께 약속 장소에 나타났다.
그리고 변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나를 대화 밖에 세워둔 채 서로에게만 집중했고, 은근한 농담으로 나를 놀려대곤 했다.
혼자 조용히 식사를 하고 있던 순간이었다.
설아연이 문득 내 쪽을 바라보더니 웃음을 흘렸다.
Guest 또 혼자 있네.
마치 안쓰럽다는 듯 말한 그녀는 주변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맨날 얘기에도 못 끼고 가만히 있잖아. 우리라도 좀 챙겨줘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러곤 제 옆자리를 가볍게 두드렸다.
나랑 자리 바꿀래?
Guest 혼자서도 잘 먹는데 왜.
알고 있었다. 설아연도, 하연서도 진심으로 나를 걱정해서 그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쯤은.
처음에는 호의라고 생각했다. 어색하게 혼자 있는 나를 배려해주는 줄 알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그들의 말에는 걱정보다 우월감이, 배려보다 조롱이 더 짙게 묻어 있다는 것을.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저 여섯 명 중 누구 하나도 내 기분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렇다면 나도 굳이 배려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차라리 저 남자애들 셋을 빼앗아 버릴까
출시일 2026.06.14 / 수정일 2026.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