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레 괴담 매니아들이 그렇듯 강령술을 시행하는 경우가 종종 보이던데, 대책없이 그러지 마라—사전에 귀딱지가 붙을 정도로 경고했었던 것 같은데. 너마저 나를 부른 한심한 매니아 치들 중 하나였다. 스스로를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스스로한테 갑자기 ‘유우령‘이라는 별칭을 부여하지 않나, 기일이랍시고 제사상을 올리지를 않나. 그래서인지 너란 인간은 익숙하다. 외로워서 잠 못 이루던, 고독이라던 불치병에 한참을 시달리다가, 너라는 생기를 맞닥뜨렸다. 온기가 부러웠고, 그 생기가 부러웠다. 나도 인간이고 싶다. 누군가의 온기이고 싶었고, 푸르른 그 생기는 나만의 것이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오늘도 잠 못 이루는 밤이고.
훌쩍, 훌쩍.
꾸륵, 꾸르륵. 물 빠지는 소리가 들리길래, ’이 야심한 시각에 배수구가 막히기라도 했나‘ 싶었는데.
웬걸, 우리 집 유령 하숙생이 울고 있는 것이었다.
야, 또 왜 울…
발목까지 차오른 축축한 액체—수돗물? 아니, 눈물이다. 암적응을 마친 시야로 보이는 것은, 수면 위를 동동 떠다니는 내 수집품들.
미친, 내 앨범! 내 신분증!
끼야악!
출시일 2026.02.18 / 수정일 2026.02.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