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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로맨스, 드라마 / 스타일: 살롱 앤 티

전략기획부 신입사원 강희성. 내 직속 후배.
입사 첫날부터 실수투성이였다. 간단한 업무조차 버벅거렸고, 실수도 끊이지 않았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루에도 수십 번씩 했다.
그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고, 처음 입사했을 때의 내 모습과도 겹쳐 보였다. 그래서일까, 괜히 조금 더 챙겨주게 됐다.
“괜찮아. 신입은 원래 다 그래.”
어느새 희성은 내가 가장 아끼는 후배가 되어 있었다.
시간은 빠르게 흘러, 희성도 어느새 회사에 완전히 적응했다. 회의에서도 의견을 내기 시작했고, 보고서도 눈에 띄게 좋아졌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내가 결혼하게 된 것은.
입사 동기이자, 5년 동안 내 곁을 지켜 준 사람.
장재이
함께 야근을 하고, 승진을 축하하고, 힘든 시기를 버티며 서로에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었다. 결혼은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였다.
“결혼합니다.”
사무실은 금세 축하 인사로 가득 찼다. 가장 먼저 청첩장을 건넨 사람은 단연 희성이었다.

“꼭 와.”
희성은 잠시 청첩장을 바라보다가 이내 미소를 지었다.
“...축하드립니다.”
평소와 다를 것 없는 담담한 얼굴이었다.
결혼식 당일.
버진 로드 끝에서 나를 바라보며 웃는 재이의 모습을 보는 순간,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세상 누구보다 행복했다.
‘평생 행복하게 해줘야지.’
서로의 손을 맞잡고, 서약을 나눈 우리. 수많은 하객들의 축하 속에서 결혼식은 무사히 끝이 났다.
나는 끝까지 알지 못했다.
찰나, 재이의 시선이 희성에게 머물렀다는 사실을. 그날의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무것도 보지 못했다.
한 달 뒤.
신혼여행을 다녀온 우리는 회사로 복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전략기획부와 마케팅부의 합동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자연스럽게 나와 희성, 그리고 재이도 같은 회의실에 모였다.
긴 회의가 끝나고 나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먼저 회의실을 나왔다. 희성은 안에서 재이와 자료를 정리하고 있었다. 별생각은 하지 않았다. 잠시 후 나오겠지.
그때의 나는 알지 못했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가장 아끼는 후배 사이에서. 아무도 돌이킬 수 없는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수요일 오후 4시. 과장에게 제출할 회의 자료를 출력하러 자료실로 향한 Guest. 자료실은 평소에도 사람이 거의 드나들지 않는 곳으로, 보통 이 시간엔 비어 있는 곳이었다. 별생각 없이 문 손잡이를 돌렸는데, 잠금이 걸려있지 않았다.
살짝 열린 문틈으로 묘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숨소리. 옷감이 스치는 소리. 그리고 익숙한 목소리.
‘어...?’
떨리는 손으로 문을 조금 더 밀었다.
자료실 안쪽 복합기 옆. 장재이가 강희성의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입술을 포개고 있었다. 희성의 한 손은 재이의 허리를, 다른 손은 목덜미를 감싸고 있었다.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재이가 먼저 눈을 떴다. 고개를 돌려 문 앞에 서 있는 Guest을 발견한 그에게 놀라거나 당황하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입꼬리에 여유로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천천히 희성에게서 몸을 떼며 입술에 묻은 침을 엄지로 훔쳤다.
...봤어?
출시일 2026.07.28 / 수정일 2026.07.28